한동안 그 남자 덕분에 참으로 행복했다. 바람기 있어 보이는 콧수염조차도, 약간은 어눌한 말투조차도 멋있어 가슴이 콩닥콩닥 프라이팬 위에 콩 튀듯 뛴다.
'내조의 여왕'에서 태봉이는 그렇게 모든 여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고 말았다. 극중 지화자처럼 다크서클이 생길 정도로 '태봉∼'이를 그리워하는 내게 김남주의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이 태봉이를 연기한 윤상현과 전화 연결을 시켜주었을 때는 남자 친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애교까지 다 떨었다.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나 윤지후처럼 환상적인 꽃미남은 아니지만 태봉이가 훨씬 멋있고 듬직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물론 그의 섬세한 연기력도 있겠지만 이번 드라마로 의류 브랜드로부터 러브콜까지 받을 정도로 세련되게 선보였던 클래식룩도 한몫했을 것이다. 태봉이가 즐겨 입는 베스트(vest)는 그가 아무리 청바지에 화려한 셔츠를 입어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전 세계를 강타한 베스트룩은 남자를 지적이면서도 세련되게 만들어 주는 아이템이다.
베스트를 조금 타이트하게 입으면 허리가 날씬하게 보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베스트는 단추가 많고 허리가 타이트한 V 넥이나 칼라가 있는 클래식 스타일이다.
캐리 그랜트나 험프리 보가트가 연상되는 클래식한 베스트를 입은 남자는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세련미가 느껴진다. 얼마 전 TV에서 신성우도 클래식한 베스트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는데 야성적이다 못해 터져버릴 것 같은 그의 근육과 긴 머리조차도 지적으로 보였다.
클래식 베스트는 뭔가 허전하고 2% 정도 부족할 때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아이템이다. 케이크 위에 장식이 올라가면 더욱 맛있어 보이고 고급스러워지는 것처럼 클래식 베스트는 밋밋한 스타일을 더욱 맛깔스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내조의 여왕'에 등장했던 남자 배우들은 물론 멋쟁이 스타 류승범에서 빅뱅까지 많은 남성이 베스트를 선호한다. 스타일에 따라 단추를 모두 잠그고 넥타이를 매기도 하지만, 셔츠를 약간 풀어 스카프를 매주는 것도 멋있다.
맨 위 단추만 잠그고 밑을 자연스럽게 풀고 입을 때는 캐주얼한 느낌을 준다. 반팔 티셔츠나 데님, 면 팬츠를 입을 때도 클래식 베스트 하나만 덧입는다면 멋진 레이어드룩을 연출하기에 충분하다.
클래식룩을 연출하기 좋은 또 하나의 아이템은 바로 아가일 체크나 글렌 체크와 같은 체크 패턴이다. 영국 귀족이나 미국의 상류 사회를 연상시키는 아가일 체크(다이아몬드 모양)는 지적이면서도 젊은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다.
대학생과 같이 참신한 스타일을 연출하기에 아가일 체크가 제격이라면 글렌 체크는 영국 신사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맛을 지니고 있다.
최근 넥타이를 하지 않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추천하고 싶은 것이 바로 체크 패턴의 셔츠나 니트웨어인데, 수트 속에 클래식한 체크 패턴의 셔츠를 입으면 넥타이가 없어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수트를 입지 않을 때는 베스트와 면바지를 같이 입어 럭셔리한 캐주얼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태봉이의 클래식룩을 더욱 멋있게 마무리했던 것은 바로 밝은 밤색의 구두였다.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신는 색상으로 짙은 회색이나 감색 수트에 밝은 밤색 구두를 신게 되면 유러피안 클래식룩을 연출할 수 있다.
클래식룩을 연출할 때는 꼭 위 아래 같은 수트를 입을 필요가 없다. 감색 상의에 회색이나 베이지 색상의 하의를 입게 되면 조금 더 세련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