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포럼은 지난 2004년부터 SBS가 주최해온 국제포럼이다. "디지털시대의 혁신을 공유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며, "매년 T.I.M.E(Technology, Information, Media and Entertainment) 산업을 대표하는 정상급 연사들을 초청해 범세계적인 이슈를 논의"하는 포럼이다. (공식 브로슈어에 쓰여 있는 내용 그대로다.)
올해 포럼 주제는 Story- A New Chapter. 역시나 공식 브로슈어에 쓰여있는 내용을 옮겨온다면,
"인간의 역사는 무수한 이야기로 점철돼 있다. 역사를 이끌어온 선구자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름모를 수많은 대중도 나름의 이야기를 창조하며 살아왔다. 디지털 시대에도 이야기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았다. 이야기는 디지털과 인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이다. 이야기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역사의 대전환기마다 우리는 새로운 장을 열고, 새로운 이야기를 쓴다.
다시 역사의 대전환기에 서 있는 우리는 삶을 획기적으로 변혁시킬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 좀처럼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문제들을 직면한 지금, 새로운 세계 질서를 정립하고, 삶, 패러다임, 그리고 산업 전반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올해는 이렇게 '스토리'라는 대주제 아래 다양한 주제의 세션들이 열리는데, 기조연설은 세계 경제위기를 정확히 예언한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 그리고 아시아적 가치를 주창해온 전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가 맡는다.
'이야기의 힘'으로 이름붙여진 두 세션은 각각 소설가 이문열-뮤지컬/연극 연출가 윤호진, 소설가 황석영-신경숙이 맡는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정명훈 예술감독의 특별강연과 공연이 마련되고(정명훈 감독이 서울시향 악장, 수석단원들과 함께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곡을 직접 연주한다), 국립발레단이 '몸짓으로 이야기하다'는 주제 아래 '지젤'과 '돈키호테'의 주요 장면을 공연한다.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재건축 프로젝트 공모 당선자인 건축의 거장 다니엘 리베스킨트, 그리고 멀티 터치스크린 개발자로 '제 2의 빌 게이츠'로 추앙받는 제프 한, 구글의 웹 마스터로 구글 초기화면 디자이너로도 유명한 데니스 황도 한국을 찾는다.
'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인 듀크대 댄 애리얼리 교수, '화폐전쟁'의 저자인 중국 환구재경원장 쑹홍빙도 관심을 끄는 연사다.
이미 참석자 초청-등록은 완료됐지만, 포럼 전 세션은 서울디지털포럼 공식 홈페이지(http://www.seouldigitalforum.org)를 통해 생중계되며, 두 차례의 기조연설과 정명훈 강연-공연 세션, 이야기의 힘 두 세션은 텔레비전을 통해서도 생방송 또는 녹화방송될 예정이니, 집에서도 얼마든지 포럼의 주요 내용을 즐길 수 있다.
내가 지금 여기서 하고 있는 일은 쉽게 말하면 '이벤트 기획자'에 가까운 일인데, 취재하고 기사 써서 리포트만 잘 만들면 됐던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의 내용이 다종다양하다. 번역하기, 보고서 쓰기, 예산 짜기, 외부업체와 협상하기, 프로그램 짜기, 연사 섭외하기, 등등....... 방송 뉴스 기사를 쓰는 건 아니지만 포럼 프로그램에 반영하기 위해 취재하고 글 쓰는 일도 계속 하고 있다. (물론 이 많은 일들을 나 혼자 한다는 뜻은 아니니 놀라지 마시라.^^) 멀티태스킹에 능하지 못한 나로서는 계속 진행되는 각종 사안들을 챙기는 게 큰 일이다. 방송에 나가는 기사를 쓰지는 않지만 취재를 하고 글을 쓴다.
특히 올해 포럼에는 예년과는 달리 세션 도중 특별공연이 들어가게 됐고 문화부 근무 경력이 있는 내가 '공연기획'을 맡게 돼 버렸는데, 짧은 공연에도 얼마나 챙길 부분이 많은지,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이다. 공연 취재할 때 봤던 부분은 정말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던 것이다. 모르는 게 많아서 공연 취재할 때 알았던 지인들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다 보면 "아니, 김 기자가 이제는 우리랑 똑같은 일을 하고 있네요." 하는 말을 듣기 일쑤다.
이제 어디서 무슨 포럼을 주최한다고 하면, 예산은 얼마인지, 초청 연사비는 얼마나 주는지, 어느 대행업체에 용역을 줬는지, 이런 게 궁금하다. 심지어는 공연을 보러 가도 공연 프로그램 제작비는 얼마나 드는지, 출연자 개런티는 얼마인지, 이런 게 가장 궁금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서울디지털포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벤트 기획자'로 살았던 지난 몇 달의 성패 여부가 5월 27일, 28일, 이틀간의 행사로 판명나는 것이다. 별 일 없이 무사히 잘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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