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가 11일 대표직을 사퇴키로 한 것은 자신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당 지지율을 끌어내리면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목표로 제시했던 정권교체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오전 공개된 요미우리(讀賣)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가 대표직을 계속 맡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71%로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22%)을 크게 웃돌았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28.7%로 4월초 조사보다 4.4% 상승했다.
올해들어 한자릿수까지 추락했던 아소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오자와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후 속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더는 대표직을 맡을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그 자신이 스스로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자신이 대표직을 사퇴함으로써 민주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는 자신과의 고리를 끊어 민주당의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면 차기 총선에서의 승리를 다시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내의 사퇴론이 더 확산하기 전에 스스로 대표직을 떠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역으로 앞으로도 당내에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오자와 대표 주변에서는 계산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자와 대표의 사퇴가 추락하고 있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현 단계에서는 미지수다.
그동안 민주당이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이후 정국 주도권을 장악한 과정에서 오자와 대표가 보여준 리더십이 워낙 강한 만큼 그를 대신해 당을 이끌만한 강력한 지도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부대표,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 등이 차기 주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오자와 대표에 비해서는 당이나 정국 장악능력이 열악한 상황이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