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고비용 무기도입 사업을 연기하는 대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을 조기 도입하는 방향으로 '국방개혁기본계획' 수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10일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국방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에 따라 참여정부 당시 수립된 '국방개혁기본계획'(국방개혁 2020)의 수정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국회와 청와대 등 관련 부처간 협의를 거쳐 다음 달 말까지 수정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참여정부의 국방개혁기본계획은 62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군구조를 미래전에 대비토록 슬림화하고 68만여 명의 현 병력을 50만 명으로 감축하는 한편 미래위협에 대응하는 첨단무기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현정부는 이 계획이 정부의 예산운용 기조와 한반도 안보환경 등에 맞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고 수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알려진 수정안을 보면 해군의 3천t급 차기잠수함과 공군의 공중급유기, 고고도 무인정찰기(UAV) 도입사업 등이 짧게는 1년, 늦게는 4년까지 미뤄지게 됐다.
차기잠수함은 2007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2018년 1번 함을 필두로 전력화하기로 했으나 이번에 2년을 늦춰 2020년부터 1번 함을 실전 배치토록 수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방개혁기본계획의 목표연도가 2020년까지인 데 차기잠수함 독자개발 사업이 수정안대로 순탄할 수 있겠느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고고도 UAV 도입사업과 관련, 미국이 그동안의 불가입장에서 선회해 글로벌호크의 판매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2011년 도입계획보다 4년이나 늦춤으로써 결과적으로 사업 추진의지가 희박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반면, 지상군의 구조개선과 전력 도입은 한반도 전장환경의 특수성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변화된 안보환경을 이유로 대폭 수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50만명으로 병력을 감축하는 계획이 52~53만명으로 재조정되고 있을뿐 아니라 현 10개의 군단을 6개로, 47개의 사단을 20여개로 각각 축소하는 계획도 시기가 늦춰지거나 재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산 중고 아파치 공격용 헬기가 도입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군 일각에서는 국방개혁기본계획이 지상군에 유리하게 수정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육군이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지상전력 도입사업에 제동이 걸린 대신 해.공군 전력도입 사업이 순항해왔는데 이번에는 방위력개선사업의 무게 중심이 육군으로 쏠리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인 것이다.
국방운영의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대형 무기도입사업을 일단 연기한다는 군당국의 원칙이 이 같은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국방개혁이 지상군 중심으로 수정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애초 계획된 국방개혁 예산 621조원 중 삭감되는 22조원의 74%가 육군에 해당한다"면서 "군 구조개선 분야도 대부분 육군 부대와 병력"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방개혁기본계획이 지상군 중심으로 수정되고 있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한반도의 특수한 작전.안보환경을 고려해 지상군의 필수 전력을 예정대로 확보하자는 것이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해.공군 전력은 도입시기를 다소 조정하자는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