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공직자윤리위원회는 8일 '촛불재판 개입의혹'을 받아온 신영철 대법관과 관련해 징계위원회 회부가 아닌 경고 또는 주의촉구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이용훈 대법원장에게 권고했다.
윤리위의 발표내용을 종합해보면 신 대법관이 재판진행을 독촉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행동 등은 재판관여로 오해될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지만, 사법행정권의 범위와 한계에 관한 기준이 없고 제도적 장치도 미비한 점 등에 비춰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취지이다.
이에 따라 신 대법관이 자진사퇴할 가능성은 현격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신 대법관은 지난 3월9일 대법원진상조사단의 조사를 받다가 돌연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조사중단을 요청, 자진사퇴설이 대법원 안팎에 급속도로 번졌었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조사에 응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달 16일 진상조사단이 "재판진행 및 내용에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며 유감표명보다 훨씬 높은 수위의 결론을 발표했음에도 지금까지 두 달 가까이 침묵을 지켰다.
당시 신 대법관이 '금명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침묵이 길어짐에 따라 '윤리위의 결정을 지켜본 뒤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실제로 이날 윤리위가 징계위 회부를 권고하지 않음에 따라 이 대법원장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신 대법관을 징계위에 회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외부인사들이 포함된 윤리위가 '부적절한 행위이지만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취지로 경고 또는 주의촉구를 권고했는데 대법원장이 굳이 견책·감봉·정직 등의 징계가 필요하다며 징계위를 소집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신 대법관은 '징계위 회부'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기에 어느 정도 명예를 회복했다고 보고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혼란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용퇴 카드'를 쓸 수 있다.
하지만 '현직 대법관의 자진사퇴'라는 역사적 오명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나 스스로 물러나면 재판개입 정도가 실제보다 과장되게 인식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대법원에 계속 남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안팎에서는 신 대법관이 거취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려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