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인 쌍용차가 청산되는 것보다 계속 운영되는 것이 더 가치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쌍용차는 일단 첫 고비를 넘겼다.
법정관리가 폐지되고 자산이 경매에 부쳐지는 등 파산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위험을 피하고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는 쌍용차가 대규모 구조조정 등 혁신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을 전제로 두고 존속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것이어서 노력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 회생절차가 폐지될 수도 있다.
기업을 살리기 위해 통과해야 할 관문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구조조정ㆍ자금확보가 새 관건" = 법원 관계자는 이날 "일단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구조조정과 신규 대출 등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회생 계획을 실행할 가능성이 없으면 회생절차는 폐지된다"고 밝혔다.
조사결과는 쌍용차가 2천600여명에 이르는 잉여인력을 감축하고 금융권 등의 협조를 받아 신차를 적기에 투입했다는 가정 하에 산출된 것이어서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지 못하면 쌍용차는 또 다시 파산위기에 처한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감원과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진행키로 했지만 퇴직금 등 구조조정 관련 비용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노조와도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에서도 회생계획안이 가결되기 전까지는 자금 지원을 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신차 개발비 확보 작업도 순탄치 않다.
따라서 쌍용차는 어떻게 해서든 노조와 조속히 구조조정안에 대한 접점을 찾고 비용구조를 개선해야 법정관리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금융권도 차량 판매대금으로 신차 개발비와 인건비 등 모든 운영비를 충당해야 하는 실정에 놓인 쌍용차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게 법원의 논리인 것이다.
이 같은 현안이 해결되지 못하면 채권단과 법원이 쌍용차의 회생절차를 중단하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향후 절차는 = 쌍용차의 존속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된 만큼 법원은 쌍용차 관리인에게 조사결과를 토대로 회생계획안을 만들어 제출하라고 명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생계획안에는 회사를 살릴 수 있도록 채무를 어떻게 조정할지 등이 담기며 경우에 따라서는 채권단에서 작성할 수도 있다.
이날 공개된 기업가치 조사결과를 포함해 그동안 진행된 회생절차의 전반적인 경과는 이달 22일 열리는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의 집회기일에서 보고된다.
채권단 등은 집회기일에서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됐는지에 대한 견해나 회생계획안 작성 및 법정관리 절차 진행 과정에서 중점으로 삼아야 할 부분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통상 첫 집회기일은 경과보고를 위주로 진행되므로 회생계획안에 대한 가부를 결정하는 채권단 집회는 그 후에 다시 소집될 공산이 크다.
다시 소집된 집회에서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는 투표 방식으로 회생계획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며 부결시 회생절차는 폐지된다.
계획안이 가결될 경우 법원에서 계획안에 법률적 결함이 없는지를 다시 판단하고 별 문제가 없으면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내린다.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되던 중에 쌍용차가 도저히 계획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면 법원은 법정관리 절차를 폐지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파산선고를 내리기도 한다.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쌍용차에 대한 인수합병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