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현충사 경내 충무공 이순신 고택 부지 경매 사태는 결국 충무공과 같은 덕수이씨의 한 문중이 낙찰받는 형식으로 일단락됐다.
4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 충무공 고택 터 3필지 7만4천610㎡와 문화재보호구역 내 임야 1필지 등 4필지 9만3천여㎡에 대한 2차 경매 결과, 충무공의 증조에게 뿌리를 둔 덕수이씨 풍암공파가 11억5천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로써 지난 3월25일 충무공 고택 부지가 경매에 나왔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지 한 달여 만에 사태는 종결됐다.
이번 경매 결과는 그동안 문화재청이 표방한 직접 경매 참여를 통한 국가의 매입 방침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경매 직전까지만 해도 문화재청은 현충사 외부 구역 토지 1필지를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을 정부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을 것이며, 응찰가격은 감정평가액인 15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법원 경매에 참여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에 앞서 정부가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자 문화재청은 법원행정처에 그 가부를 질의해 "가능하다"는 구두 답변을 얻기도 했다.
이런 공언대로라면 충무공 고택부지는 당연히 문화재청에 낙찰되어야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경매 결과는 달랐다. 이번 낙찰 금액이 11억원5천만원인 점으로 미뤄 문화재청이 제시한 응찰금액은 이보다 낮은 액수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경매는 비록 예상하지 못한 D건설의 참여라는 돌발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정황상 문화재청과 덕수이씨 풍암공파가 사전 조율 끝에 '문중 낙찰'이라는 결과를 도출한 듯한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문화재청 주무 국장인 엄승용 문화재정책국장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엄 국장은 "소중한 국민세금을 함부로 쓸 수는 없으며, 더구나 덕수이씨 문중이 적극적으로 나서 충무공 고택을 지키겠다는 데 그것을 외면하면서 우리가 고가에 응찰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에서는 직접 경매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표명하긴 했지만, 내부에서는 반대 움직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경매 참여와 이를 통한 낙찰이 선례가 될 것을 우려했다. 사실 충무공 고택부지와 같은 운명에 처한 문화재보호구역은 전국에 산재한다. 이런 문화재보호구역을 정부가 나서 모두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문화재청은 이런 사태(경매)가 오기까지 충무공 고택부지를 수수방관한 게 아니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충무공 고택부지가 설혹 경매에 나오고, 그것이 문화재청이나 문중이 아닌 제3자로 소유권이 넘어간다 해서, 문화재로서의 충무공 고택 부지가 소멸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소유주가 누가 되건 관계없이 충무공 고택 부지는 국가가 그것을 해제하기 전까지는 여전히 문화재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민세금을 함부로 쓸 수 없었다"는 엄 국장의 언급은 바로 국가지정 사적으로의서 충무공 고택부지가 갖는 이런 특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