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에 담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 씨가 실질적 주인인 오르고스에 전달됐다 반환된 것으로 3일 확인된 `노하우2000'은 노 전 대통령이 손수 개발한 자료 관리 프로그램이다.
노 전 대통령은 14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나서 1994년 정치인을 위한 인물 관련 종합자료 관리 프로그램 `한라 1.0'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후에도 몇 차례 개량됐고 1998년 `노하우(knowHow) 2000'이라는 지금의 명칭을 달게 됐다.
일정ㆍ명함관리 기능, 자료실, 메신저, 회계 기능 등을 갖춰 각종 자료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정치업무 표준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이력을 보면 노하우2000의 개발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 시절에 원하는 각도에서 책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독서대를 개발하면서 `생활 속 발명가'의 기질을 드러냈다.
당시 함께 수험생활을 하던 이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고 노 전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의 부탁을 받고 독서대를 만들어 선물했다.
독서대의 성능을 맛본 정 전 비서관의 제안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은 1974년 `개량독서대'라는 이름으로 특허 출원해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바른 자세로 독서할 수 있게 책을 받쳐주는 받침대의 높이와 각도를 조절하도록 고안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다음해 특허로 등록했다.
노 전 대통령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부산의 한 후견인에게 투자금 500만 원을 받아 정 전 비서관, 박 전 수석과 함께 독서대 사업에 나섰지만 1년 만에 30만 원만 남긴 채 사업을 정리하기도 했다.
2003년 가을에는 청와대 경내의 감을 쉽게 따려고 감 따는 장치를 고안했고 이후에는 여름용 `옷걸이 의자'와 피부접촉의 불편함을 없앤 `걷기 편한 등산복'에 대한 개발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이런 이력은 2006년 청와대 업무관리 시스템 '이지원'(e-知園)이 특허로 등록될 때 발명자 5명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며 정점을 찍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발명가 정신을 실천하는 지도자라고 자부했지만 공교롭게도 본인 창작물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그를 옭아맬지도 모르는 단서로 등장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