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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5월 광주…'빛바랜' 5.18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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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5월, 5.18 민주화운동 29주년을 앞둔 광주가 어수선한 모습이다.

5.18 정신 계승에 함께 앞장서야 할 5.18 단체들이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잠재된 갈등을 표출하게 한 도화선은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 논란이었다.

지난해 6월 5.18 단체들은 아시아 문화전당 건립을 위한 별관 철거 방침에 반대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갔고 이 논란은 해를 넘겨 지속됐다.

이에 따른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민-관, 보수와 진보는 물론 5.18 단체 사이에도 편을 갈랐고 학계, 문화계, 시민.노동.학생.보수단체 등이 가세하면서 시민 사회를 양분했다는 분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은 결국 천막농성을 벌이는 단체들을 상대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별관 앞 천막농성장을 철거하도록 했지만 5.18 단체의 반발을 우려해 강제집행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법원조차 부담스러워할 만큼 갈등이 첨예해졌지만` 서로 만나서 고민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그나마 마련된 여론 수렴 기회는 파행만 낳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 광주시의회에서 마련한 토론회에서는 한 방청객이 5.18 단체 회원과의 마찰 과정에서 쓰러져 119에 실려가기도 했다.

5.18 관련기관 관계자는 3일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보탬이 안 되고, 실질적인 의미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념사업을 총괄해야 할 5.18 기념재단은 5.18 단체로부터 `단체 간 동의 없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별관 철거방침에 합의함으로써 빌미를 제공했다'는 공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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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재단은 5.18 단체들의 반발로 4개월 넘게 새 이사장을 뽑지 못하고 있으며 이 와중에 시민 기금을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면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로케트전기, 대한통운 해고자 복직 등에 힘을 쏟는 노동단체는 5월 광주에 쏠리는 시선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기회로 삼아 불법집회에 신경이 곤두선 경찰과 마찰도 우려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모든 단체가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명제에는 공감해 광주의 5월은 겉보기엔 평온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이지만 현안을 묻어 둔 채 별 탈 없이 5월을 넘길지라도 `그다음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올해의 부끄러운 모습을 거울삼아 그동안 잠재한 갈등을 모두 없애고 5.18 30주년인 내년에는 진정한 통합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18 29주년 행사위원회 안성례 위원장은 "일이 꼬일수록 만나고, 고민해야 하는데 만날 기회조차 만들기 힘들어 잠이 오지 않을 지경"이라며 "일단 올해 5월은 대립해온 주장을 거론하지 않고 숙연하게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또 "결과가 좋다면 이번 갈등도 통합을 위한 진통으로 여길 수 있을 것"이라며 "30주년에는 적군, 아군 없이 모두 모여 `주변 사람을 살리려 총 맞는 것도 자처한' 숭고한 시민 정신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하는데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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