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벽지의 `변호사 없는 마을'에 법원이 변호사들을 스카우트하고, 이들의 소득원까지 보장해주기로 해 눈길을 끈다.
광주지법 장흥지원(지원장 최인규)은 관할 지역인 장흥군·강진군과 함께 광주에 있는 신정식(연수원 6기)·김명운(연수원 25기) 등 변호사 2명을 유치했다.
장흥지원이 두 지자체와 함께 변호사들을 스카우트한 데는 까닭이 있다.
장흥과 강진은 1심 관할권을 가진 법원 지원이 있는 곳 가운데 전국에서 유일한 `무변촌(無辯村)'이기 때문이다.
이 두 곳은 인구를 합해도 8만5천명 수준인 데다 그야말로 `깡촌' 지역이라 변호사들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이런 탓에 1996년 이후 이 지역에는 변호사가 없어 소송에 얽힌 주민들은 웃돈을 얹어 다른 지역의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아예 선임을 포기해야 했다.
장흥지원은 올해 개원 100주년을 맞아 주민들에게 변호사를 `선물'하기로 하고 변호사들에게 스카우트 조건을 제시했다.
우선 장흥군청과 강진군청이 이들 두 변호사와 고문 변호사 계약을 맺어 지자체와 관련된 소송을 맡기기로 했다.
지자체뿐 아니라 농·수·축협과 새마을금고도 이들과 고문 계약을 맺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장흥지원 판사들은 민·형사 사건 당사자들이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민사소송에서 변호사 선임료가 없을 경우 나랏돈으로 선임해 주는 `소송구조'를 판사 직권으로 적용하고, 형사소송에서는 모든 공판사건에 국선 변호인 선임을 원칙으로 삼았다.
실제로 장흥지원의 국선 변호인 선임료는 지난달 말까지 2천100만원이 지출돼 벌써 지난해 1년치와 맞먹고, 소송구조료도 이미 예산을 초과해 대법원에 추가 예산을 요청할 만큼 올들어 변호사 선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인규 지원장은 "신 변호사와 김 변호사는 장흥과 강진을 한 곳씩 맡아 개업할 예정"이라며 "대도시인 광주에서마저 변호사들의 수익 구조가 나빠진 점도 변호사 유치를 도운 것 같다"고 말했다.
(장흥=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