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봉하마을 사저를 출발해 검찰로 향하자 주민수 100여 명에 불과한 봉하마을은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퇴임후 고향에 정착한 노 전 대통령이 이날 언론 생중계를 통해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자 봉하마을 주민들은 '대통령을 배출한 마을 주민'이라는 자존심과 긍지에 크게 상처를 입었다는 표정이었다.
주민들은 이날 동이 트기 전부터 모자와 목에 수건을 두른 농사일 복장이나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 목도리를 걸친 평상복을 입은 채 삼삼오오 마을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나오기 전 검찰소환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어 사저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인뒤 '노사모'와 노 전 대통령의 개인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 회원들과 함께 경호, 취재편의를 위해 설정된 포토라인에서 떨어진 먼발치에서 검찰로 향하는 노 전 대통령을 굳은 표정으로 배웅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제공한 의전버스에 오르기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국민 여러분께 면목없다.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다. 잘 다녀오겠다"고 짧은 심경을 피력하자 몇몇 주민들은 흐느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한 주민은 "노 전 대통령의 소환은 정치보복이며 망신을 주는 것"이라며 "검찰과 정부는 이런 무례를 멈추고 노 전 대통령을 봉하마을로 돌려 달라"고 울분을 토했다.
마을회관 지붕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고향의 봄', '선구자' 등의 노래가 울려퍼져 봉하마을 주민들의 침통함을 대변하기도 했다.
(김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