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측은 검찰 소환을 사흘 앞둔 27일 긴장감 속에 검찰 수사에 대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분주한 표정이다.
노 전 대통령측의 점검사항은 김해 봉하마을에서 서울 대검찰청 청사까지 이동하는 방법과 실제 검찰 조사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대응책 등 두 가지다.
일단 이동경로나 방법에 대해선 경호상 이유를 들어 자세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김경수 비서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동방법에 대해서는 경호팀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경호팀은 경호와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으니까 그런 관점에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만 소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7시를 전후해 봉하마을을 출발하지만 별도의 성명서나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봉하마을에 나와있는 취재진을 향해 간단한 언급을 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통수단은 승용차보다는 버스가 우선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해 퇴임 후 지방순회를 할 때 주로 버스를 이용했고, 서울까지 취재진이 집요하게 따라붙을 가능성이 커 경호상 이점은 물론 행여라도 불미스러운 사태를 막기 위해 버스가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점심식사는 상경 당일 상황이 휴게실을 들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보고 차량 안에서 해결하는 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수행인원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경수 비서관 등을 포함해 최소화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수행인원은 한 자릿수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측은 이동방법보다는 검찰 조사에 대비한 법적 검토 작업에 더욱 신경을 쏟는 분위기다. 문 전 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 출신인 전해철 김진국 변호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 이종백 전 서울고검장 등 노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 17회 동기인 '8인회' 멤버들이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지만 노 전 대통령측은 검찰 수사단계 때까지는 별도 변호인단을 구성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조사 일정이 잡힌 후에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으며, 현재 참모들의 도움을 받아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소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측에 전달된 600만달러의 성격에 대해 포괄적 뇌물로 판단한 검찰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은 결백하다는 입장인 만큼 치열한 다툼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최적의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표정이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이 총론적인 입장만 밝힌 뒤 검찰의 세부 질문에는 사실상 답변하지 않는 방식을 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이 나중에야 돈이 오간 사실을 알았는데 어떻게 구체적인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 진술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포괄적 답변을 했고 방어권 부분을 상세히 기재했다고 검찰이 소개한 것을 미뤄볼 때 구체적 진술에 이르진 않을 것이라는 추측인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의 요구로 60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이 먼저 대질심문을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이다. 참 쉽지 않은 일이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