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혼혈 선수를 비방하는 전단을 제작해 선동, 모욕 혐의로 기소된 국가민주당(NPD) 당수와 간부 2명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베를린 지방법원은 24일 극우주의 정당인 NPD의 우도 포이크트 당수와 브란덴부르크주 위원장인 클라우스 바이어 중앙당 대변인에게 징역 7개월, 튀링겐주 위원장인 프랑크 슈베르트 전국위원회 위원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법원은 또 이들 3명에게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2천유로(한화 약 355만원)를 각각 기부할 것을 명령했다.
이들은 당시 제작한 달력 형태의 전단에서 혼혈 선수인 패트릭 오보모옐라를 인종적으로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단은 25번(오보모옐라의 등번호)이 찍힌 국가대표팀 유니폼과 함께 "흰색. 이것은 단순히 대표팀 셔츠의 색깔이 아니다! 진정한 '국가' 대표팀의 색깔이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모니카 펠츠 판사는 "이같은 표현은 아주 모욕적인 것"이라면서 "만약 당신들이 인종주의적 묘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그걸 뭐라고 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포이크트 당수 등은 그러나 이번 판결에 불복,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보모옐라는 독일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독일 국적자로 2006년 월드컵 당시 독일 대표선수로 뛰었으며 현재는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베르더 브레멘에 소속돼 있다.
당시 경찰은 독일축구협회(DFB)의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에 따라 전단을 압수했다. DFB와 오보모옐라는 또 2006년 전단 제작과 배포에 책임이 있는 포이크트 당수를 등을 고소했었다.
오보모옐라는 이번 재판에서 자신이 이 전단으로 인해 "모욕감과 굴욕감, 그리고 공격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포이크트 당수는 이 전단이 오보모옐라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었다면서 이번 재판은 총선을 앞두고 NPD의 정치적 성공을 방해하기 위한 시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독일에서는 9월 총선을 포함해 1년 내내 유럽의회 선거, 주의회 선거 등이 잇따라 실시될 예정이다.
이민자, 소수인종 등에 대해 적대적인 정책을 갖는 NPD는 연방의회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했으나 16개 주 가운데 2개 주의회에서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NPD는 2004년 9월 실시된 작센주 주의회 선거에서 9.2%의 지지를 얻으며 처음으로 주의회에 진출했고 2006년 9월 실시된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주 주의회 선거에서도 의석 저지선인 5%를 넘는 지지율을 얻었다.
(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