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前) 대통령이 24일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14년 만에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찾았다.
김 전 대통령 내외의 이날 고향 방문길에는 극심한 겨울 가뭄 속에 목 타는 대지를 적시는 단비가 내려 주민들은 더욱 반가워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목포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 남짓 바닷길을 달려 꿈에 그리던 하의도 웅곡 선착장에 도착해 고향 주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하의도 선착장에 1시간 전부터 미리 나와 기다리던 친척과 주민 100여 명은 김 전 대통령이 도착하자 '김대중'을 연호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곧바로 선산으로 이동해 친척과 함께 예를 올리고 현판 글씨를 직접 써 보낸 '하의 3도 농민운동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개관식 인사말에서 "하의 3도 토지탈환운동은 동학농민운동과 더불어 역사에 남을 자랑스러운 운동이었다"며 "하의 3도 농민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대통령에 당선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성공을 이룩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제 몸 명맥에 흐르는 하의 3도 농민의 위대한 토지탈환운동 정신이 큰 역할을 했다"며 "생명이 계속되는 한 하의 3도 농민운동의 정신을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농민운동 기념관 부지에 기념식수를 한 후 '큰 바위 얼굴' 형상의 섬을 둘러보고 모교인 하의초등학교를 방문, 후배들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았다.
주민들과 함께 미역국 등으로 점심을 마친 김 전 대통령은 어린 시절 한문을 배웠던 덕봉강당과 후광리 생가 등을 둘러봤으며 최측근인 박지원 의원과 박준영 전남지사 등을 대동한 채 5시간여 동안의 짧고도 아쉬운 고향 방문을 마쳤다.
이날 방문은 김 전 대통령이 아태재단 이사장이던 지난 1995년 6월 하의도를 찾은 이후 14년 만이다.
퇴임 이후인 2006년 10월 '제2의 고향'인 목포에 이어 해남과 진도를 방문했지만, 고향인 하의도는 찾지 않았었다.
(신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