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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 뉴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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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는 언론이 접근하기 가장 어려운 취재영역 중의 하나입니다. 따라서 오보나 추측기사도 많이 나오고, 수박겉핥기처럼 시원치 않은 것이 권력형 비리 수사의 보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반의 인식이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수사 보도로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흡사 추리소설을 읽듯이 세세한 묘사들이 검찰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SBS 뉴스는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종착점인 노 전 대통령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17일 뉴스는 검찰이 파악한 500만 달러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 돈의 운영과정에 가족들이 깊숙이 관여한 만큼 노 전 대통령이 이를 몰랐을 리 없고,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검찰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뉴스는 18일 박 회장이 돈을 건네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깊은 교감'을 나눈 사실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이 일부 바뀌고 있다는 검찰관계자의 말을 전하고, 지금까지 청와대에 전달된 돈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정 전 비서관의 진술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20일 뉴스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에게서 받아 빚 갚는 데 썼다는 3억 원은 받은 즉시 서울 시내 한 호텔로 옮겨져 돈 세탁이 됐고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같은 자세한 수사내용 보도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입니다. 언론은 검찰 브리핑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취재에도 열심입니다. 이런 상황을 17일 SBS 뉴스가 잘 그렸습니다. 칩거에 들어간 지 열하루 째인 노 전 대통령은 요즘 감옥 아닌 감옥 같은 생활을 하고 있으며, 최근 열흘 동안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두 번 왔다 갔을 뿐 방문객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30여 명에 이르는 취재진은 점심까지 시켜먹으며 노 전 대통령 표정을 찍기 위해 보이지 않는 취재경쟁을 벌인다는 것입니다. 30여 명의 취재진이 점심까지 시켜먹으며 경쟁하는 것이 노 전 대통령의 표정을 찍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한국 저널리즘의 특징을 말해줍니다. 18일과 21일 뉴스에 따르면 이런 취재경쟁에 대해 봉하마을 주민들이 아주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노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에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언론 취재로 집이 감옥이 됐다"며 봉하마을 자택에 대한 언론의 취재를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과정을 자세히 브리핑하고 있는 검찰의 태도가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려는 의지의 표현인지, 아니면 야당이 주장하듯이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인지를 여기서 가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 수사의 보도방향이 검찰의 친절한 브리핑에 의해 좌우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직 피의자로 공식화되지도 않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재판을 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이 인식해야 합니다.

지난 17일 SBS 뉴스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어 최근에는 수입한 물량을 싼값에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격이 한우의 4분의 1, 호주산에 비해서도 10% 정도 저렴하지만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시장 점유율은 2-3%에 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시간이 흐르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경계심도 사라지고, 소비가 늘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을 뒤엎은 흥미로운 뉴스입니다. 이 보도는 심층취재가 뒤따랐으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점들은 원산지 표시를 속여서라도 값싼 미국산 쇠고기를 쓰게 될 것이라고 추측했었습니다. 그 추측이 빗나갔으면 왜 그런가, 음식점의 소비량은 전체 소비량의 몇 %나 되는가 하는 점들도 보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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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의 '가족이 희망이다' 시리즈는 21일 '무늬만 부부'인 가정을 실감 있게 그렸습니다. 뉴스는 맞벌이뿐 아니라 자녀 교육 등으로 주말이나 월말부부, 심지어는 계절부부나 기러기 부부도 흔히 볼 수 있게 됐는데, 부부 사이가 곪아간다는 점이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각 방을 따로 쓰는 부부, 통장을 따로 두는 부부, 취미 생활을 따로 하는 부부 등 따로 따로 부부들이 늘고 있어 사소한 다툼이 별거 등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직장 일에 바쁜 사람들이 자신의 가정을 되돌아보게 만든 뉴스였습니다. 지난 21일 뉴스는 국제원자력기구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는데, 북한의 핵 보유사실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우리 정부와 미국의 입장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뉴스에는 엘바라데이의 언급에 대한 각국의 공식 반응이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파문이라는 표현을 쓰기 전에 구체적인 반응들을 보도했어야 합니다.

SBS 뉴스가 22일 보도한 노 전 대통령 자신의 말대로 그는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와 도덕적 신뢰가 바닥났습니다. 스스로 밝힌 대로 노 전 대통령은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졌으며, 그에게 앞으로 남은 것은 사법절차를 통한 법리논쟁뿐입니다. 언론은 이제 그에 대한 도덕적 비판과 유무죄를 가리는 법리논쟁을 분별하여 보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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