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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경계를 무너뜨려라. 그래야 산다"

기종간, 업종간 경계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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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업종 가운데 하나가 IT 업종이고,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IT 강국이기 때문에 여간 민감한게 아닙니다.

IT 업계는 지난 2001년 IT 버블 붕괴 이후 연평균 10% 내외의 성장을 기록해 왔습니다.

하지만 2008년 세계 100대 IT 기업의 실적은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IT 제품 자체가 생필품이 아니기 때문에 불황엔 팔리기가 더 어려워지죠.

이런 가운데에서도 고성장한 IT 회사는 애플과 구글, 닌텐도, 마이크로 소프트 등이 있습니다.

애플은 아이팟 성공과 '아이폰+앱스토어' 로 스마트폰 시장의 트랜드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닌텐도는 DS 의 대대적 성공과 함께, 게임을 건전한 가족오락으로 '역발상'시킨 Wii 의 실적으로 고성장을 지속해 왔습니다. 애플과 닌텐도는 신기술로 불황을 이겨내고 있는 거죠.

마이크로 소프트는 운영체계 시장에서, 구글은 인터넷에서 압도적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데 힘입어 불황을 덜 탔습니다.

이에 반해 특정 제품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있거나 지역 중심의 매출구조를 가진 IT 기업은 예외없이 망가졌습니다. 매출의 80%를 PC 에 걸고 있고 또 미국 시장 위주로 사업을 펴온 '델'이나, 카메라.사무기기 전문기업으로 일본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캐논이 그 좋은 예입니다.

우리나라 삼성전자나 LG 전자 등은 비교적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사업군이 다양하고 세계 시장에 매출의 80~90%를 걸만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IT 제조업에 대한 한국의 위상이 그다지 마음을 놓을 상황은 결코 아닙니다.

글로벌 IT 업계가 재편되면서 반도체와 LCD 패널은 동아시아 4개 나라 사이에 '피 튀기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D-램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엘피다(日), TMC(타이완), 마이크론(美)으로 재편된 가운데 실제는 한국과 일본, 타이완의 경쟁 체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LCD 패널은 이미 한국과 일본, 타이완의 3파전에 조만간 중국까지 끼어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IT 사업은 동아시아 4개 국가에겐 생명줄과 같은 동력 사업이기 때문에 때때로 정부까지 간여해 가며 육성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나 LCD 나 한국 독주 체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른 나라들이 협력이나 연합세력을 만들어 한국 기업 견제에 공조를 펼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사업에서도 자리 지키기가 그다지 쉽지 않겠죠.

그런데 더 큰 과제는 지금 IT 업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일단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일텐데, 앞으로 우리 '먹거리' 찾기에 상당히 눈여겨 봐야 할 대목입니다.

세계 최대 내비게이션 업체 '가민'은 원래 블랙베리 휴대전화에 내비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던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스마트폰 시장에 전면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HP 와 델 등 PC 기업이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노키아는 노트북 PC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간 기종간 경계가 사라지는 겁니다.

차세대 사업이라는 태양전지 분야는 샤프와 인텔, IBM 등 IT 기업은 물론 철강,석유, 전력 기업이 모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산업 경계까지 무너지는 겁니다.

앞으론 기존에 가진 '강력한 하드웨어'에 다양한 소프트 웨어를 접목시키는 또다른 개념의 '컨버전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IT 와 환경을 접목시키거나 IT 기술에 복지 개념을 더해 새로운 사업군을 발굴한다거나 IT와 바이오 테크를 접목시킨 상상의 분야를 새로 창출한다거나 하는 거죠.

또 현재 우리가 잡고 있는 메모리, LCD 패널, 휴대전화, 디지털 TV 에 이어 나중 먹거리가 뭔지 확실히 방향을 잡고 대규모 투자와 함께 정책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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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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