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의 등장과 서점의 대형화ㆍ체인화 추세로 동네 서점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가운데 동네 서점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모델서점' 사업이 시작됐다.
모델서점은 지역 서점을 문화거점으로 지역 주민에게 독서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동네 서점 활성화를 위해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이하 한국서련)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추진 중인 사업이다.
10년 이상 된 서점 가운데 매장 면적 165㎡(약 50평) 기준의 동네 서점을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올해 서울 성동구에 있는 '도원문고'와 울산 남구 삼산동의 '도담도담 책놀이터'(옛 문우당문고) 등 두 곳이 시범 대상으로 선정됐다.
모델서점은 기존 작고 좁은 동네 서점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우선 책 진열 방법부터 바꿨다. 책 제목만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진열방법 대신 책 표지 중심의 진열 방식을 택했다. 도원문고의 경우 대형 서점처럼 책 표지 진열방식의 베스트셀러 코너도 따로 마련했다.
참고서와 베스트셀러 일색이던 책 목록도 확 바꿨다. 도담도담 책놀이터는 목록 정리 후 불필요한 책을 반품하면서 진열된 책이 1만 종, 2만 권에서 8천 종, 1만3천 권으로 줄어들었다. 대신 부산에 있는 청소년 인문학 서점인 '인디고서원' 등의 도서 목록을 참고해 책을 선정하는 등 도서의 구색은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대형 서점에 비해선 좁은 공간이지만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를 갖추고 커피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벤트 공간도 마련해 저자 초청 강연회와 저자 작품 낭독회, 어린이 책 읽기 대회 등 그동안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의 이벤트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각종 문화 행사를 동네 서점에서도 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 시작으로 도원서점은 21일 시인 길상호 씨를 초청해 저자와의 대화 시간을 가진다. 시인으로부터 시 쓰기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으며 연극배우 조운 씨의 목소리로 듣는 시낭송회도 함께 열린다.
도원서점은 또 28일에는 문학을 노래하는 밴드 '북밴'을 초청해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내용을 주제로 한 노래 공연을 열 계획이며, 도담도담 책놀이터에서도 23일 '엄마를 부탁해'를 주제로 독후감 나누기 행사를 연다.
이밖에 독서클럽 결성도 추진되고 있다. 도담도담 책놀이터는 매월 한 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토요 독서회'를 만들었으며 도원문고도 독서클럽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동네 서점의 변신에 동네 주민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네 주민들은 바로 옆에 있는 서점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에 "동네 서점에서 그런 것까지 하느냐"며 반기고 있다.
도원서점 대표인 이창연 한국서련 회장은 "지난해에만 200여 개의 동네 서점이 없어졌고 남아있는 2천100여 개의 동네 서점들도 점차 자생력을 잃어가는 실정에서 뭔가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모델서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도서정가제 실시가 중요하지만, 가격 경쟁 외에 서비스 경쟁도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모델 서점에는 서가와 쇼윈도우, 매장을 독서에 적합한 공간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비용과 문화 행사비가 지원되며 문화부와 한국서련은 올해 2군데 시범 운영을 거친 뒤 내년에 모델 서점을 더 늘릴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