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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차별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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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시행된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 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은 법 제정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모든 생활 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차별과 냉대를 금지하는, 어쩌면 서글픈 법률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장차 이 법이 실효를 다하고 사라지는 날이야 말로 장애인에겐 더욱 기쁜 날이 될 거란 말도 나옵니다.

지난 11일은 장차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복지부에서는 법 시행 1년을 맞아 장차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얼만큼 높아졌는지를 자랑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죠.

해서, 한 번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장애인들과 함께 직접 부딪쳐보기로 했습니다. 법이 시행되고 실제 우리 사회의 배려도 한층 나아졌을까하는 의문을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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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동예술극장.

문화체육관광부가 3년 간 215억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한 연극 공연 시설입니다. 1975년 대한투자금융에 넘어갔다가 34년 만에 극장으로 제 모습을 찾은 뜻깊은 곳입니다.

정부가 직접 리모델링한 극장은 뭔가 다를 거라 기대했지만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과 함께 찾은 극장은 한마디로 형편없었습니다.

우선, 장애인들은 3층 객석에서 공연을 봐야합니다. 당연히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출입문 폭은 전동 휠체어 1대가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휠체어 한 대 들어가면 성인 1~2명 정도만 타도 공간이 꽉 찼습니다. 휠체어 운전이 서투른 장애인은 엘리베이터 틀에 걸리기 십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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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블록도 있는 둥 마는 둥입니다. 특히 계단처럼 갑작스럽게 지형이 변하는 지점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주의할 수 있게 점자블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계단 앞에 점자블록이 없는 곳이 여러 곳입니다. 점자블록이 없어 멈추지 못해 발을 헛디딘다면 크게 다치는 것은 불보듯 뻔합니다.

화장실은 또 어떻고요. 남성 화장실 소변기에는 장애인들이 몸을 지탱할 지지대도 없습니다. 좌변기가 있는 공간에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비상벨을 둬야하지만 언감생심입니다.

그렇다면 공연은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요.

예술극장은 3층 객석 제일 뒤편에 휠체어 6대 정도가 들어갈 만한 공간을 만들어놨다고 합니다. 그런데 출입문 바로 옆에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휠체어가 들어가기 참 힘듭니다.

# 2. 명동역 출구 계단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리프트를 이용합니다. 요즘은 전동 휠체어를 많이 이용하는데, 대부분 기계 무게만 240킬로그램을 넘습니다. 그런데 역에 설치된 리프트의 최대 허용 중량이 225킬로그램입니다. 사람이 휠체어를 타면 300킬로그램을 넘는 경우도 있을텐데, 위험을 무릅쓰고 리프트를 타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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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는 225킬로그램 한도의 리프트가 20여대 설치돼 있습니다. 한도 중량이 턱없이 모자라는 게 대부분이고 강남 고소버스터미널에 300킬로그램 짜리 리프트가 한 대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민간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것이라고 하네요.

더 서글프 일은 서울시설공단이 지난해 리프트 교체 비용으로 예산 10억원을 요청했지만 아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장애인들의 리프트 사고는 끊이질 않습니다. 기본적인 안전 시설로서의 역할을 못할 바에야없는 것만 못합니다.

인천에서 충무로로 출근하는 장애인 A씨의 경우 1호선 서울역에서 4호선을 갈아타지 않고 용산역에서 내려 4호선 삼각지역까지 휠체어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서울역이 휠체어 장애인들에게 이용하기 너무 불편하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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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마포구청

지난해 12월 신축한 마포구청은 비장애인인 제가 보기에, 어느 정도 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1층 엘리베이터 안내판에는 점자가 없군요.

# 4. 가회동 주민센터

사무실이 2층에 있습니다.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장애인은 어떻게 하냐고요? 1층에 설치된 인터폰을 통해 2층의 직원을 불러내야 합니다. 추운 겨울에는요? 참는 수밖에요. 주민센터 1층에 있는 장애인 화장실 문은 고장났습니다. 70킬로그램인 제가 온 힘을 다해 밀쳐야 간신히 열립니다. 장애인은 그냥 돌아가라는 소립니다. 막상 문을 열자 화장실은 창고나 다름없었습니다. 호스 꾸러미에 쓰레기통에 청소도구에 장애인은 그 안에서 용변을 볼 때 자신을 쓰레기라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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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취재를 하면서 한 공공기관에서는 "우리 기관에는 장애인 도우미가 여러 분 배치돼 있어서 장애인들이 아무런 불편없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있던 장애인은 이를 전혀 반기지 않았습니다.

장애인은 남의 도움을 받아서 열 걸음 움직이기보다 스스로 다섯 걸음 움직이는 걸 더 원한다는 겁니다.

장애인을 보살핌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 스스로 이동하고, 행동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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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2002년 기자 생활을 시작한 조성현 기자는 2007년 SBS로 둥지를 옮겨 사회2부 사건팀에서 활약 중입니다. "취재는 냉철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일한다는 그는 최근 학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준  '일산 초등생 엘리베이터 유괴미수' 사건을 특종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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