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소환이 다가올수록 국민의 눈길이 쏠리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는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태풍의 눈'이 오히려 고요한 것처럼 노 대통령 사저의 일상은 생각보다 단조롭다.
취재진 10∼20여명이 10일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 발표 이후 줄곧 사저 주변에 진을 치고 있고, 경호원과 경찰이 경비한다는 게 다른 점일 뿐. 16일 이곳을 찾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제외하고는 외부인사 출입이 거의 없어 사저 주변은 쥐죽은 듯 조용하기만 하다.
노 전 대통령 사저가 가장 활기를 띠는 건 매일 오전 7시30분∼오전 8시30분이다.
비서관 등 사저 근무자들이 출근하고 경호원이 근무 교대를 하는 시간이다.
근무자들이 사저 곳곳을 청소하는 동안, 비서관들은 조간신문을 챙기거나 사저 내 사무실에서 하루 업무를 준비한다. 사저 주변 폐쇄회로(CC) TV 등을 분석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은 경호원들의 '일상'이다.
오전 11시∼오후 2시에는 우체국과 택배회사 차량이 3∼4차례 찾아와 우편물과 소포, 각종 택배 물품을 전달한다. 택배 물품 중에는 꽃이나 분재, 과일이 자주 눈에 띈다.
사저 근무자들의 점심 시간은 낮 12시∼오후 1시. 근무자들은 승합차를 타고 삼삼오오 흩어져 식사한다. 오후 2시 전후에는 김해 지역 청소 차량이 사저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를 가져간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시간은 이때부터 3∼4시간가량이다. 하루 1천∼2천명에 이르는 관광객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귀향해 살고 있는 전직 대통령의 집을 감상하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일부 관광객은 최근 노 전 대통령 생가 복원 공사를 이유로 사저 앞쪽에 가림막이 쳐지자 사저 뒤쪽으로 돌아가 잔디밭과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보며 봉하마을의 봄 정취를 즐기곤 한다.
검찰 소환이 임박했든 말든 사람이 사는 이상 쓰레기는 매일 한번씩 바깥으로 배출된다. 쓰레기가 나오는 시간은 오후 4∼5시께다. 비닐과 빈병이 가장 많다는 건 여느 가정집과 다를 게 없다. 최근에는 유독 막걸리 페트병이 많이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해가 지고 주변이 어둑어둑해지는 오후 6시30분∼오후 7시가 되면 경호원들이 사용하는 사저 내 사무실에 불이 켜지고, 비서관과 근무자들은 하나둘씩 퇴근한다. 밤중에 사저에 남아있는 건 노 전 대통령 내외와 경호원들뿐.
검찰 소환 시점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이 평범하고도 불안한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 건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뒤다.
(김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