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당국이 테러용의자들을 신문할 때 사용했던 구체적인 '고문 방법'들이 16일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부시 행정부 시절 테러용의자 신문 방법과 관련한 4건의 메모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던 물고문은 물론 벌레를 이용한 신문, 테러용의자 수면 박탈 등 각종 방법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2년 8월 당시 법무부 관계자들이 작성한 메모는 중요한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소위 '가혹한 신문 방법'의 사용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메모에는 물고문이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고통이나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개된 메모들에 따르면 테러 용의자들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벌레들로 가득찬 박스에 넣는 신문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허락됐다. 다만 벌레들이 침을 쏠 수 있지만 죽거나 심각한 고통을 유발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테러용의자들에게 말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뺨을 때리거나 잠을 재우지 않고, 테러 용의자들을 벽으로 밀치는 신문 기술도 허용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메모 공개는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이 제기한 소송에 따라 미국 법원이 부시 행정부 시절 사용했던 가혹한 신문 방법을 정당화한 문서를 공개하라고 결정함으로써 이뤄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메모 공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물고문 등을 행한 CIA 요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은 반성의 시간이지 징벌의 시간이 아니다"면서 "법무부의 법적 권고에 근거해 의무를 수행한 사람들은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부시 행정부 시절 사용했던 가혹한 신문 방법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이전의 결정을 확인하면서 "우리의 도덕적 권위를 해치고 우리를 안전하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신문 방법들의 사용을 금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는 부시 행정부 시절 사용된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모진 신문과 관련된 문서들의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