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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엇박자' 심해도 너무 심하다

당정간,정부-지자체간,부처간 엇박자...뭘 믿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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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 간 정부와 지자체 간, 또 정부 부처끼리도 주요 경제 정책들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엇박자'들을 정리해 볼까요.

먼저, 정부와 한나라당간 '엇박자' 건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장기보유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겠다, 당장 16일부터 폐지하겠다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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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와서 한나라당 지도부가 딴소리를 하면서 국회 통과 자체가 불투명하게 된 상황입니다.

딴소리의 중심에는 홍준표 원내대표가 서 있습니다.

나름대로의 소신이 있습니다. 홍 대표의 말입니다.

"투기꾼 감세라는 비난이 있을 수 있고, 주택 많이 가진 사람이 세금도 많이 내야죠"

그런데 같은 당에서 정책위 의장을 맡고 있는 임태희 의장은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 하려면 양도세 중과 폐지가 우선이라는 겁니다.

"정치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있고, 경제원리에 입각해서 접근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과세는 폐지해야 합니다."

당정협의까지 마친 개편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일단 4.29 재보선을 앞두고 '민심' 때문에 엇갈린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부자들만 잘 살게 해주는 정당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는 싫다는 거죠.

또 아직도 한나라당 내 정파간 나오는 다른 목소리를 확 휘어잡을 수 있는 '구심점'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여당이 몸집만 여당이지 하는 일은 군소정당급 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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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정부와 지자체간 '엇박자'입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 문제를 놓고 완전히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는데요.

당초 정부는 전용면적 60평방 미터 이하 소형 평형 20% 의무 비율을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재건축 시장을 살리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실제 이 발표 뒤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개포동 주공 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엔 거래가 눈에 띠게 늘었습니다. 매수문의도 폭주했습니다.

재건축 방안이 확정된 단지에서조차 재건축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일부 조합원들에게서 튀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 9일,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내용에는 '의무 비율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재건축 시장이 그대로 직격탄을 맞게 된거죠. 실제로 거래가 뚝 끊겨버렸습니다.

정부가 지자체와 협의나 제대로 하고 방안을 발표한 건지 의심스럽기까지 한 대목입니다. 지자체도 정무기능이 제대로 작동한 건지도 믿기 어렵고요.

실제 SBS 가 취재한 사례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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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양도세 완화 방안을 지난달 16일 발표했는데, 나흘 뒤인 20일, 서울 개포동의 재건축 아파트 36제곱미터 형이 5억 9천만원에 거래됐습니다. 1가구 3주택자인 집주인은 16일부터 양도세가 감면된다는 정부 발표에 아파트를 판 거고요. 집을 산 사람은  역시 정부 발표대로 재건축 아파트 소형 평형의 의무비율이 완화될 것이다...그러면 36제곱미터 형으로도 85제곱미터형 이상을 분양받을 수 있다는 기대로 집을 산 겁니다.

결과적으로 집을 판 사람이나 산 사람이나 모두 뒤통수를 맞게 된 겁니다.

애꿎은 공인 중개사들이 이런 불평을 모두 듣고 견디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정부 발표만 믿고 집을 사고 판 사람들...아마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행정 소송까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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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부 부처간 '엇박자' 입니다.

지난달 26일, 정부는 5월 1일부터 10년 이상 된 차를 팔고 새 차를 사게 되면 개별 소비세와 취득세, 등록세를 각각 70%까지 깎아주겠다...이런 잠정안을 냈습니다.

자동차 거래를 활성화 시켜서 자동차 산업을 좀 살려보자 이런 취지였죠.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 '발표 보류' 조치를 당했습니다.

이게 보호무역주의로 공격을 받을 수 있다...4월 2일로 예정된 G-20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이 '보호무역 안한다'는 합의를 할 텐데 여기서도 문제가 될 것이고, 특히 한국과 EU 간 FTA를 앞두고 지장을 줄 수 있다...이러면서 다시 거둬 들여진 거죠.

하지만 이 때 이미 실시 시점이 5월 1일로 다 알려지면서, 차를 사려던 사람들이 차 사는 시기를 미루는 바람에 오히려 자동차가 안 팔리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차 매매 시장이 죽은 거죠.

게다가 중고차는 아예 거래가 뚝 끊기면서 값이 말 그대로 '똥값'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지식경제부가 지난 12일, 일요일이었는데, 갑자기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이 방안을 확정한다...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만인 월요일 기획재정부가 조건을 달고 나왔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노사관계에 진전이 없을 경우 당초 올해 연말까지로 정했던 세금감면 기간을 빨리 끝낼 수 있다..이런 내용을 발표했는데요.

당정간, 정부와 지자체간, 또 부처간 정책 혼선은 결국 정책 자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립니다. 소비자와 시장에 '불신'과 '불확실성'의 신호를 주게 됩니다.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못할 수 있습니다.

시장 살리려다 시장 죽일 수 있는 만큼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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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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