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2005년 경남은행 인수시도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데 이어 당시 추진위원회 책임자가 검찰 소환통보를 받으면서 당시 지역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경남은행 인수 추진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경남지역 상공계 인사들에 따르면 참여정부 중반기인 2005년 10월 울산과 경남지역 상공회의소 회장들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가 구성돼 2년 남짓 활동을 하다 은행 인수는 결국 무산됐지만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이 1대 주주 자리를 노리면서 막후 실력자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나돌았다.
경남은행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공적자금 3천528억 원이 투입된 후인 2001년 3월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우리금융지주 지분의 78% 가량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어 지역상공인들은 경남은행 인수도 결국 정부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김해상의 회장으로 '추진위원'이면서도 참여정부 실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박 회장이 적극 나서면서 경남은행 인수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위원장 박창식.창원상의회장)가 정식으로 결성된 것은 2005년 10월 14일.
경남지역 11개 상의에다 울산상의회장까지 포함시킨 추진위를 출범시키면서 박 위원장은 일성(一聲)부터 "정부에 인수의사를 전달해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후 나섰다"며 정부와의 '교감'을 강조했다.
발족과 동시에 정부와 국회에 건의서를 발송했던 추진위는 경남은행 인수자금 규모를 8천억 원 가량으로 추정했으며 이 가운데 지역자본으로 5천억 원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상장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었다.
박 위원장은 당시 5천억 원이란 재원을 누가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일자 "우리 지역엔 숨은 자본가와 엄청난 기업이 많다. 아직 누구라 말을 못하지만 상당히 진척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추진위원들 사이에는 "경남은행 인수가 성사되면 박연차 회장이 1대 주주로 나설 것"이란 얘기가 나돌면서 논란이 증폭돼 내부 회의 결과 "추진위원들은 아무도 1대 주주가 될 수 없다"는 결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이후에도 '바지'를 내세워 1대 주주 위치를 유지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 인수는 초반에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진행된 것이 사실이지만 같은 해 11월 "상공인들에 의한 경남은행 인수는 불가하다"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입장이 전해지면서 추진위의 경남은행 인수 열기는 한 풀 꺾였다.
박 위원장은 2006년 들면서 정부와 교감설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열린우리당 지도부 의원들을 거명해가며 은행 인수를 지원해주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은행 인수에 대한 회의감이 증폭되고 있었던 2006년 11월까지도 "내년초까지는 반드시 경남은행 민영화를 성사시키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등 미련을 버리지 않았으나 결국 용두사미 격으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창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