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조사라는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검찰의 처벌 범위가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체포한 것을 시작으로 10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 11일 권양숙 여사, 12일 아들 건호 씨를 조사했다.
거의 매일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과 일가를 줄줄이 불러들인 것이다.
권 여사의 경우 이르면 이번주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11일 부산지검에 전격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건호 씨나 연 씨, 정 전 비서관에 대한 보강조사가 남아있긴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권 여사나 건호 씨에 대해 '참고인'이라고 선을 그어 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3일 건호 씨와 권 여사가 현재 참고인 신분이고 앞으로도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재차 말했다.
그는 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100만 달러 전달 과정에) 권 여사가 등장한다는 사실을 사과문 발표 뒤 처음 알았다"며 노 전 대통령을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기도 했다.
결국 앞으로 검찰 수사는 600만 달러와 노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해 2월 연 씨의 홍콩 계좌로 500만 달러를 전달했으며 이 돈은 노 전 대통령이나 건호 씨 몫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또 노 전 대통령 재임기간인 2006년 6월 청와대에서 정 전 비서관에게 100만 달러를 전달했는데 노 전 대통령은 권 여사가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개인적으로 받은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주장대로 권 여사가 '남편 모르게' 돈을 받았다면 이들 부부는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뇌물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검찰은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돈을 요구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이 있고 정 전 비서관이 100만 달러를 받은 뒤에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영부인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권 여사는 특히 지난 11일 검찰 조사를 받으며 100만 달러의 용처에 대해 밝혀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채무 변제를 받은 사람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용처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 기획관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용처를 밝혀줄 것을 기대했지만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쓴 것이 사실이라면 상대방에게 무슨 피해가 가겠나"라며 권 여사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검찰은 일단 100만달러는 명확히 노 전 대통령의 몫이라고 보고 보강 증거 찾기에 주력하는 한편 500만달러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 소환에 앞서 주변인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