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상황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현대판 효녀심청 여고생 정지혜를 만나본다.
경기도 여주군 산골짜기에 자리한 이곳이 바로 지혜와 부모님 그리고 두 동생이 함께 사는 집이다.
또래 친구들과는 사뭇 다른 지혜의 아침.
맏이로서 동생들의 공부를 챙기는 것도 지혜의 몫이다.
지혜와 동생들은 논길을 지나 학교까지 1시간이 넘는 길을 걸어야 한다.
이렇게 아침 등교를 위해 동생들을 돌보는 일은 이제 지혜에게 일상이 되었다.
[정지혜/창명여고 3학년 : 동생들이 아직 어리니까 부모님도 힘드시고, 제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밝은 생각을 하며 열심히 지내기!'가 좌우명인 지혜.
지혜는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한 후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
[경민지/지혜의 같은 반 학생 : 정말 못하는 게 없어서 항상 본받고 싶고 거기다 싹싹하고 착하기까지 해서 정말 좋은 친구인거 같아요.]
[안병달/창명여고 교사 : 아직 어린데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교우관계도 아주 좋고요. 부모님께 효도하는 모습이 다른 아이들에게 아주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300마리가 넘는 개를 사육하고 있는 지혜 아버지 정오석 씨.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3급을 앓고 있어 다리가 불편한 그에게는 사육장 일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 일이 다섯 가족의 유일한 소득원이기에 정 씨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야간 자율학습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사육장 일을 돕는 지혜.
그런 지혜의 모습을 본받아 동생들도 열심히 일손을 보탠다.
[(뭐하는거예요?) 아빠가 개 밥을 가지러 서울 시장에 다니시는데 거기에 필요한 박스를 차에 싣는 거예요.]
막막하고 답답한 상황이지만 정 씨는 아이들의 모습에 다시 한 번 힘을 내게 된다고.
[정오석(50세)/정지혜 학생 아버지 : 우리 애들이 잘 따라주고 애들이 엄마 아빠 힘든 줄 알고 많이 도와주고, 그래서 그 보람으로 열심히 하는데 도움이 많이 돼요. 애들 때문에라도.]
지혜 어머니 이순덕 씨 역시 작년 겨울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판정받아 현재 항암치료중에 있는데.
이 씨는 그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이순덕(45세)/정지혜 학생 어머니 : 느닷없이 병원에 가서 링겔이나 맞고 오자고 갔던게 병원에 계속 누워있게 돼서 한참 공부 열심히 하려고 할 때 내가 아파가지고 밀어주지 못할망정 좀 방해가 된 것 같아서 미안하고….]
이 씨는 자신을 대신해 집안을 지켜가는 지혜를 보면 짐을 지어준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다.
[이순덕(45세)/정지혜 학생 어머니 : 콩나물국 어떻게 끓여, 김치찌개는 어떻게 해. 그러면 내가 불러주는 대로 지가 다 적어요. 그래서 해서 먹고 아빠 드리고 그러면서 학교 다니고. 잘해나가니까 기특하고 고맙고 미안하고 자식이지만 그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기숙사에 들어가서 공부에 전념하고 싶었지만 갑작스런 엄마의 병으로 인해 집안일을 돕게 된 지혜.
힘든 와중에도 지혜는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는다.
[정지혜/창명여고 3학년 : 이제 고3이 됐는데 혼자 하기 힘든 것들은 선생님께 가서 여쭤 보거나 아니면 EBS에서 보면 무료로 여러 가지 강의를 볼 수 있거든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려 노력하는 지혜지만 엄마의 병을 알게 됐던 그 때의 충격은 쉽게 지워지지가 않는다.
[TV에서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하면 다 백혈병이라고 하는데 막상 그게 저희 가족한테 닥쳤다고 하니까 너무 힘들고 충격적이기도 하고 그랬어요. 제가 울면 엄마가 힘들어 하실까봐 엄마 앞에서는 안 울려고 했어요.]
아픈 이 씨를 가장 기운 나게 하는 것은 바로 지혜의 상장.
하루에도 이따금씩 지혜의 상장을 바라보면 절로 힘이 난다고.
수많은 상장 중에서 이 씨가 가장 흐뭇해하는 상이 있는데.
바로 작년 12월 5일에 받은 심청 효행 대상이다.
[효행상이라는 것, 전국 규모로 한다는 거기서 효행상을 받는 다는 게 뜻깊고 감격스럽고…. 선생님도 감격스러워서 식사를 못 하셨다고 하는데. 저는 며칠동안 먹먹하고 아닌 것 같고 눈물 나고 찡하고 그러더라고요.]
힘든 형편 때문에 또래보다 더 성숙해져버린 딸에게 이 씨가 바라는 점이 있다.
[지금까지 속옷 빼고는 옷도 얻어 입혔지 한번도 사줘본 적이 없는데, 지가 입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얘기도 좀 하고 어리광도 부리고 오히려 부모 마음에서는 그래줬으면 좋겠어요.]
경제난에 모두가 힘들어하는 요즘.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가족 사랑을 실천하며 매사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효녀 여고생 지혜에게서 희망을 엿본다.
[힘들다고 가라앉아있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그 상황은 벗어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이제 이런 상황이 오지 않게 하고, 또 오더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할 수 있게끔 하자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