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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미처갚지 못한 빚' 정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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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한 '미처 갚지 못한 빚'의 정체를 놓고 정치권 내 해석이 분분하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사과문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주체가 부인 권양숙 여사라고 '고해성사'를 했지만 9일 노 전 대통령의 요구로 100만달러를 전달했다는 박 회장의 검찰 진술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박 회장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 몰래 빚을 갚았다는 차원을 뛰어넘어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직무활동 과정에서 돈을 사용했을 개연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청와대 안방을 책임지는 권 여사와 달리 노 전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인 동시에 정치권 인사들과도 접촉하는 정치인의 역할까지 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금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더욱이 노 전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원외 생활을 오래했다는 특징이 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14년 간 정치인 생활을 하면서 의원직을 유지한 기간은 6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원외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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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달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원외 정치인 사정은 참담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가끔 뭘 먹고 사느냐, 세금은 얼마나 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참으로 난감한 처지가 된다"며 "원외 정치인은 둘러댈 수도 없다. 그렇다고 돈벌이를 할 방법도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을 정도였다.

노 전 대통령의 원외 시절이 길었다는 것은 신세진 사람들이 많았고, 그만큼 성의를 표시해야할 대상이 많았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권 여사가 빌린 돈이라고 전제한 뒤 용처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이) 정치생활을 오래했고 원외생활도 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신세진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가족과 관련된 빚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선 직후인 2002년 12월 아들 건호씨가, 2003년 2월 딸 정연씨가 결혼했고 식장은 문전성시를 이뤘으나 축의금을 받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11월 대선후보 등록시 신고한 재산은 2억6천여만원에 불과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정연씨는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떠났고, 이듬해엔 LG전자에 다니던 건호씨도 휴직계를 내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비 명목이라는 설도 나오지만 건호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 푼 두 푼 주겠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부모님을 생각해서 안받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권 여사의 친.인척 빚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주변 관계자들은 전한다..

생수회사 장수천 문제도 거론된다. 노 전 대통령은 97년 장수천 경영권을 인수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경영악화로 사업에 실패했고, 빚잔치 후에도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인 홍모씨가 진 채무 5억원은 해결하지 못했다.

친노(親盧) 인사 사이에서는 장수천 빚이 노 전 대통령에게는 재임 내내 마음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박 회장 진술이 옳다면 장수천 빚을 해결하려 했을 경우 굳이 달러화로 돈을 받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이나 대선잔금을 박 회장이 보관하고 있다가 돌려준 것이라는 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측은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에서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고 구구한 억측을 극도로 경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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