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강금원(57) 창신섬유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이번에는 법원이 이 영장을 발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지법은 강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8일이 아니라 9일 오후 3시에 벌일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검찰이 오후에 영장을 청구한 피의자는 다음날 오후 3시에 실질심사를 여는 게 대전지법의 관행이었지만 이번엔 하루 더 수사 기록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법원이 이처럼 신중을 기하는 것은 강 회장에게 쏠린 세간의 이목을 고려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법리상 구속수사 필요성이 있는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특히 강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가 횡령, 조세포탈 등 개인비리에 국한돼 있다는 점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강 회장이 부산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 S골프장 회삿돈 1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지만 이들 회사가 명목상으로만 주식회사일 뿐 사실상 강 회장 개인회사인 만큼 다수 주주가 피해를 받는 일반적인 주식회사와는 소유구조가 다르다는 것이다.
검찰 일각에선 비록 "강 회장이 이틀에 한 번꼴로 봉하마을에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고 있어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서 증거인멸 우려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는 강 회장의 횡령 등 혐의와는 관련이 없는 얘기다. 대전지검 수사만 놓고 보면 강 회장의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크다고는 하기 어려운 점도 법원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대전지법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영장에 나온 횡령과 탈세액수가 크더라도 범행 동기나 죄질 등에 참작할 부분이 많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법원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도 이런 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 회장이 이미 2003년 12월에 횡령.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돼 이듬해 11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데 비슷한 사안으로 다시 구속할 수 있겠느냐고 부담감을 토로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갑자기 태도를 바꿔 사전영장을 청구한 것은 강 회장을 구속한 뒤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된 수사를 해야 할 필요성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500만 달러를 건넨 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강 회장의 입에서 "(2007년 8월 서울 S호텔에서 박 회장을 만났을 때) 박 회장이 '홍콩에 비자금 500만 달러가 있으니 가져가라'는 말을 들었다"는 말이 튀어나오자 이 부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 회장이 이틀에 한 번꼴로 봉하마을에 내려가 노 전 대통령을 만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이달 말까지는 강 회장을 소환할 계획이 없다"는 말을 바꿔 6일 오전 전격 소환한 데 이어 7일 곧바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초고속' 수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전직 대통령이 연루된 큰 그림을 그리려면 우선 강 회장부터 수중에 넣어야 한다. 강 회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9일 오후 3시 대전지법으로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