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회식자리에서 춤을 못 춘다는 이유로 구타를 당해 정신질환을 앓게 됐다면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강모(54) 씨가 대구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유공자등록 불인정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1976년 11월 육군에 입대한 강 씨는 1년 뒤 내무반 전체 회식에 참가했다가 춤을 못 춘다며 소총 개머리판으로 왼쪽 귀 뒤쪽 부분을 맞아 의식을 잃었다.
그는 이후 정신분열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았고 1978년 2월 결국 의병 전역했다.
강 씨는 2006년 2월 군복무 중 선임병의 구타로 정신질환이 발병했다며 대구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으나 보훈청장은 정신질환과 군 공무수행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강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입대 전 정신질환 증세로 치료받은 적이 없고 가족 중에 같은 증세를 보인 사람도 없는 만큼 선임병의 구타가 정신질환까지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며 국가유공자라고 판단했지만 2심은 "선임병의 가혹행위와 정신질환 사이에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구타를 당해 의식을 잃은 이후 갑자기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 따라서 `소속 상관 지휘하의 직장행사 또는 사기진작 등의 단체행동 중 사고로 상이를 입은 자'에 해당한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