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북측의 조사를 받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가 6일로 억류 여드래째를 맞았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에 온통 관심이 쏠리는 동안에도 접견조차 불허된 채 8일째 북측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미 1999년 6월 금강산 관광객 민모씨 억류 기간(6일)을 넘어섰고 이제껏 알려진 우리 국민의 북한 내 구금 조사 사례 중 가장 길었던 1995년 8월 삼선비너스호 항해사 이모씨 억류기간(9일)까지 넘길 태세다.
특히 유씨가 지난달 30일 조사가 시작된 이래 외부인과 일체 접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씨 문제를 논의할 남북 당국간 대화 채널조차 단절돼 그 심각성은 더 커지고 있다.
북측은 이에 더해 남북합의에 접견권과 관련한 명시적 조문이 없음을 들어 유씨에 대해 일체의 외부 접촉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정부는 북측이 밝힌 혐의인 탈북책동, 체제비난 등의 구체적 내용과 유씨 건강 상태 등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유씨의 장기 억류 배경도 추정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
유씨가 자술서 작성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조사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이지, 북한이 로켓 발사 후 우리 정부의 대응 여하에 따라 처분 방향을 정할 생각으로 유씨를 붙들고 있는 것인지 등이 불확실한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입장에서 유씨를 대남카드로 삼을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유씨가 풀려난 뒤 자신이 억류기간 받은 처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지 등은 북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또 억류가 장기화할수록 북측도 신변 안전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쨌든 북한이 유씨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정식 참여문제와 함께 로켓 발사 후 남북관계의 향배에 영향을 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해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신중한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유씨 억류를 장기화할 경우 국내 대북 여론이 악화될 수 있고 그 경우 정부도 '신중모드'를 견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는 최근 북한이 유씨에 대해 범칙금 부과.경고.추방 등 남북 합의에 명시된 조치 외에 다른 조치를 취하려 할 경우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 종료 후 북한이 내 놓을 입장에 따라 남북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