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지난해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모(36)씨에게 500만 달러를 송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씨가 '박연차 게이트'의 열쇠를 쥔 핵심인물로 급부상했다.
연씨는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맏사위로 2000년 한 대기업에 다니다 건평씨의 맏딸과 결혼한 뒤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설립해 운영하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박 회장이 신발 제조업과 관련해 2003년 6월 세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반년간 이사로 재직했고, 이후 지난해 4월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자본금 5천만원의 소규모 투자 및 경영자문 컨설팅 회사를 세워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연씨는 일주일에 1~2회 회사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31일에는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박 회장과 절친한 건평씨의 맏사위인데다 이런 경력에 비춰보면 연씨가 박 회장과 친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주고받을 만큼 사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밀접한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500만 달러의 최종 종착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박연차 게이트'는 박 회장이 정관계 유력 인사 수십명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줄거리였지만 결국 노 전 대통령이 그 끝에 있을 것이라는 게 검찰과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검찰 수사로 서서히 실체가 드러나는 박연차 게이트에 거론된 인물 가운데 노 전 대통령과 가장 근접했던 사람은 건평씨였다.
숱한 의혹 속에서도 노 전 대통령과 건평씨의 연결고리는 끝내 밝혀지지 않아 검찰의 칼날은 건평씨를 구속기소하는 것으로 멈추는 듯 했다.
하지만 다시 노 전 대통령의 가까운 친인척인 연씨가 등장하면서 검찰의 사정수사는 다시 노 전 대통령을 향하게 됐다.
연씨가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의 자금을 잇는 연결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
물론 이 500만 달러가 건평씨를 보고 송금된 자금일 수도 있지만 그간 박 회장과 건평씨의 돈거래는 필요에 따라 직접 대면으로 이뤄졌고 송금 시기가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이라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이 연관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따라서 이 자금의 흐름에서 연씨의 역할과 이 돈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를 밝히는 게 박연차 게이트의 '하이라이트'가 될 공산이 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