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호 상류에 나즈막한 능선을 끼고 있는 강원도 양구의 고대리 마을.
마을 어귀에 대형 지게와 솟대 같은 전통 수공예 작품이 푸근하게 길손을 맞고 있습니다.
모두 마을 노인들의 솜씨입니다.
전통수공예 장인인 김수갑 할아버지를 비롯한 마을 노인들은 농사일이 한가할 때 경로당에 모여 짚신이나 멍석, 지게 같은 전통 수공예품을 거뜬히 만들어 냅니다.
[김충기(84) : 이렇게 꿰매 가지고 산에 다닐적에 밥을 싸가지고 여기다 넣어서 짊어지고 다녔다고. 우리 젊어서부터 이거 만들었죠. 뭐.]
노인들이 만든 수공예품은 과거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것은 물론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색다른 체험도 선사합니다.
옛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상훈/양구 비봉초교 6년 : 참 신기하고 재미있고, 아까 지푸라기 넣어서 찍는 게 참 신기했고요. 조상들이 참 지혜로운 거 같았어요.]
고대리 마을은 50여 가구 180명의 주민 가운데 일흔살에서 106살에 이르는 노인이 27명이나 됩니다.
전국에서도 소문난 장수마을입니다.
어르신들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부지런히 일손을 모아서 전통 수공예를 마을의 간판 브랜드가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김수갑(83) : 옛날에 조상들이 하시던 일을 또 후손들에게 그걸 이어주려고 노력을 했고, 또 판로가 있으면 팔아서 용돈도 쓰고 이러려고 한 겁니다.]
매일 점심때면 마을회관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넘칩니다.
노인들이 모여 앉아 직접 수확한 쌀과 채소로 점심을 함께 하며 얘기 꽃을 피웁니다.
[유옥순(106) : 고대리는 내가 참 이렇게 오래 살았어도 분주한 일도 하나 없고 잘못된 일도 하나 없어요. 여적지 이렇게 잘 지내. 잘 지내요.]
노인들의 이런 노력 덕분에 고대리 마을은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참 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전국 1천73개 마을 가운데 으뜸으로 뽑힌 것입니다.
[김창해/양구군 고대리 이장 : 저희 마을에는 인정이 넘쳐 흐르고, 그 다음에 저희 청장년이나 어르신들이나 자녀들이 전부 단합이 잘 되고, 그래서 마을이 화목하고 재미있게 사는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죠. 마을로 봐서는 어르신들이 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계시는 거죠.]
[김수갑(83) : 계속 항시 웃어야 수명도 길다고 하고, 그래서 항시 웃는 낯으로 모여서 웃는 낯으로 일을 하고 웃는 낯으로 헤어지고 이렇게 합니다.]
즐겁게 열심히 일하면서 우리의 옛 것도 지켜가고 있는 고대리의 노인들!
앞으로는 사라져 가는 토종 약초와 잡곡을 잘 보존해 전국에서 으뜸 가는 토종마을이 되게 하겠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