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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대출 거절 사유를 건별로 확인 하겠다"

최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대출 승인 명세 뿐 아니라 대출거절 근거도 남겨 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의 부당한 대출 거절을 막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금융감독당국 수장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독려하고 지원 실적이 미비한 은행들을 질타한다. 은행장들에게 왜 말을 듣지 않느냐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감독의 잣대를 얼마나 퍼주기를 잘했는가 하는데 두는 것 같다.

이에 화답을 하듯이 중소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은 속전속결로 중소기업의 대출을 늘렸다며 자랑삼아 보도 자료를 내기도 한다. 신용보증기금은 보증심사를 잘 해서 돈을 떼이지 않는 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보증규모를 얼마나 늘렸는가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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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는 사이 국내 금융기관들이 급속히 부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말 현재 은행대출의 연체율은 1.67%로 올 들어 두 달 사이 0.59%p나 뛰었다.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67%로 0.97%p나 상승했다.

은행권의 연체대출 규모는 15조4천억 원으로 지난 2007년 말 보다 9조6천억 원이나 증가했다. 전체 금융권 대출 1천2백61조2천억 원 가운데 연체금액은 34조8천억 원으로 54%나 증가했다. 연체금액은 곧 4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출을 마구 늘리는데도 이렇게 연체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해준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5.6%로 이제 종말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저축은행은 연체이자를 대출로 전환해주면서 연명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저축은행의 영업행태는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인 매도프가 행했던 폰지 금융단계에 들어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익으로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도 내지 못하는데 대출을 계속 늘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부 건설 회사들은 어음으로 이자를 내고 있다고 한다. 어음을 발행해 은행에 주면 은행은 이를 현금화해주고 이 현금으로 이자를 낸다는 것이다. 또 일부 대기업은 장래 수익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대기업은 면목이 안 서게도 은행권에서 대출을 못 받아 저축은행에 손을 벌리고 있다고도 한다.

정부나 금융당국은 부도를 내지 않고 돈을 계속 풀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고 경기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옥석가리기를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않으면 투자는 늘어나지 않는다. 투자는 늘지 않는데 자꾸 돈을 풀면서 부동자금은 8백조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이 돈들은 바람에 따라 투기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에 쏠리면서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결국 버블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구조조정을 회피하고 대출을 계속 늘리면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초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말 예금은행의 총 대출 규모만 920조원으로 이미 GDP 규모에 육박한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성장률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한 은행권의 대출 규모는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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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후 엄청난 무역수지 흑자 속에서 원화 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당국이 달러를 사들이면서 막대한 원화가 시중에 풀렸고, 카드사태 등을 겪으면서 금리는 계속 낮아졌고, 금융당국은 지속적인 규제완화를 해오면서 부동산 가격과 주가상승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1980년대 버블 형성 과정과 꼭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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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은행의 총대출금 1988년 48조8천54억원 -> 1998년 200조2천891억원 -> 2008년 917조1천101억원>

아직도 미국의 부동산 가격은 20% 이상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차 대전 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세계경제는 언제 회복될 지 기약 할 수 없다. 이제 장기불황에 대비해 기초체력을 강하게 할 때다.

체중을 줄이고 운동을 열심히 할 때다. 우리의 미래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해 역량을 강화해야 할 때다.

역사적으로 위기는 반복돼 왔다. 특히 금융위기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면서 열강들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었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선심정책을 쓰기보다는 위기를 실감할 수 있도록 어려움을 그대로 전달하고, 모두 뼈를 깎는 아픔을 공유해야 비로소 승자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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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SBS 보도국 경제부의 수석 차장으로 현재 정책.금융팀을 이끌고 있는 김용철 기자는 1991년부터 현장에서 활약한 최고참급 기자입니다. 경제 분야의 오랜 취재경험과 폭넓은 인맥으로 전문성을 자랑하는 김 기자는 지난 2005년에는 시사고발프로 '뉴스추적'에서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의 해외도피 행적을 끈질기게 추적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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