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어 1,200선 안착이 쉽진 않을 전망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2일 단기 저점인 1018.81에서 20일 1170.94로 14.9%나 뛰어올랐다.
특히 17일엔 전날보다 3.41% 급등하며 1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해 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비록 최근 사흘간 지수가 강보합세로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지만, 120선은 경기 반전 여부를 가늠하는 이동평균선으로, 이 선을 뚫고 올라가면 증시의 중장기적 상승세가 가능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증시 폭락 후 11월 초, 12월 말, 올해 1월 초, 지난달 중순에 이어 다섯번째로 시도되는 1,200선 안착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 여건도 지수의 추가 상승에 우호적인 편이다.
미국 씨티은행과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연이어 1,2월에 이익을 냈다고 밝힘에 따라 금융주를 중심으로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해 국내 증시의 '나홀로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어줬다.
한 때 1,600원 가까이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1,400원 전후로 하향 안정화되면서 이른바 '3월 위기설'로 증폭된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누그러뜨리고 있다.
또 2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SI)가 전달보다 오르며 두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3월 무역수지가 40억달러 흑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국내 경기의 하락세가 점차 누그러질 것이라는 희망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증시 수급 측면에서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하면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어 추가상승 동력이 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기관은 이달 들어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며칠간의 매수세는 프로그램 매수 부분을 제외하면 제자리걸음이나 마찬가지다. 외국인도 최근 연 사흘간 순매수하고 있으나 일일 평균 순매수 금액이 500억원가량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결국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지수는 비록 박스권 상단인 1,200선을 뚫더라도 안착하지 못하고 다시 횡보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연구원은 "미국에서 은행에 대한 국유화 논의가 진행되면서 글로벌 신용경색이 완화돼 글로벌 증시가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이에 따라 기술적인 반등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돌아서고 금융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되지 않는 이상 지수가 비록 1,200선을 넘어서더라도 박스권 움직임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1,200선을 앞두고 최근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던 기관이 매도로 돌아서며 지수가 조정을 받는 모습"이라며 "현재 방향성이 없는 외국인이 매수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지 않는다면 1,200선에 대한 다섯번째 도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