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인 기 소르망(Guy Sorman)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국회에서 비준될 것"이라며 "한국 국회가 먼저 비준하는 데에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및 대외정책, 어떻게 되나?'라는 주제로 가진 세계경제연구원.삼성전자 초청강연에서 "역사적으로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지만, 1930년대를 제외하고는 궁극적으로 자유무역이 이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소르망 교수는 "미국인이 한국 제품으로 큰 혜택을 보고 있지만, 대부분은 한국산인지도 모르고 사용한다"며 "한국 정부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미국 여론에 FTA의 장점을 알리고 미국 내에서 적극적인 로비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 등과 함께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가브랜드 전략의 문제점도 거론했다. 그는 "국가브랜드위원회에 아이디어를 제공했지만, 추진 방법에는 불만이 많다"며 "10명 가량 원로들이 모여 태권도, 김치 등 홍보 대상 10개를 선정했는데 이는 좋은 접근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시각이 아니라, 수요자인 외국인이 한국에 어떤 관심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소르망 교수는 경제위기와 관련, "미국에서 위기가 시작되면서 미국의 취약성이 드러났지만 그럼에도 미국이 위기의 끝이 돼야 한다"며 "미국은 여전히 세계 성장을 주도하는 엔진"이라고 진단했다.
경기부양책은 장기간 지속하면 성장 엔진을 망가뜨릴 수 있는 만큼 최장 2년을 넘지 말아야 하고, 금융 부문은 규제 강화보다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기로 미국 내 혁신적인 작업들이 잠시 중단됐지만, 위기가 끝나면 다시 성장 엔진이 발현될 것"이라며 "훌륭한 대학과 인력, 산학 협력, 기업가 정신 등으로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의 펀더멘털은 강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줄기세포 연구강화와 관련 "한국도 가능하면 다시 줄기세포 연구에 나서야 한다"며 "미국에 있는 한국 연구진들을 바로 데려와서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해 "오바마가 '소프트파워'를 중시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부시 행정부와 대외.군사정책이 다르지 않다"며 "대북(對北) 정책도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이고 유연해질 가능성은 없다"고 분석했다. 정책의 핵심은 중국으로 북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