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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투자 최악…고용위축 악순환 가중

"상반기 20%대 감소"…내수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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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불황으로 수출이 빠르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설비투자마저 크게 위축되면서 내수 침체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가 아예 큰 폭의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두자릿대 '마이너스' 전망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기준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4%, 2분기 0.7%로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다 3분기 4.7%로 소폭 높아졌다. 그러나 실물 침체가 본격화된 4분기에는 -14.0%로 추락하면서 연간 -2.0%를 기록했다.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은 2003년의 -1.2%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들어서는 감소세가 더 가팔라졌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의 설비투자는 작년 동월 대비 25.3% 감소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는 47.8%로 감소하면서 거의 '반토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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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올해 설비투자 감소폭은 두자릿수로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가 23.2%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5.6%로 감소세가 둔화하면서 연간으로 -14.7%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상반기 설비투자 감소율이 15%에 이르면서 연간 약 10% 줄 것으로 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설비투자 감소율을 11.5%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올 초 경제전망에서 설비투자 증가율이 상반기 -15.2%에서 하반기 0.6%로 다소 개선되면서 연간 -7.7%를 나타낼 것으로 봤는데 그 이후로 부정적인 상황들이 두드러진 만큼 수치가 당초 전망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연간 8.1% 감소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 2년째 마이너스..회복 불투명

설비투자가 2년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과 1998년을 제외하면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없다.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9.8%), IT버블이 붕괴했던 2001년(-9.0%)과 카드사태가 불거진 2003년(-1.2%)에 감소세를 보이긴 했으나 이듬해 곧바로 플러스를 회복했다.

문제는 내년 회복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경기 반등과 맞물려 내년에는 설비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현재까지는 기대에 가깝다.

무엇보다 올해 투자가 극히 부진한데 따른 '기저효과'로 수치상으로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겠지만, 이를 실질적인 투자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수치적으로는 올해 말쯤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겠지만, 적극적인 의미에서 회복은 쉽지 않다"며 "예년 수준인 5% 안팎의 증가율이 되려면 내년도 어렵고 내후년이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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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관계자도 "불확실성이 커 언제부터 좋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올해가 크게 안 좋기 때문에 내년에는 (수치상으로) 나아질 수 있지만 체감적으로 좋아지는 것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 내수부진 장기화..잠재력 훼손 우려

투자가 부진하면 당장 경기 회복에 큰 부담이 된다.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이 급감하는 상황인 만큼 과감한 재정지출로 건설투자와 민간소비를 부양하더라도 기업의 설비투자가 위축되면 생산 악화로 내수 부진과 고용 불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재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설비투자가 부진하면 가뜩이나 나쁜 내수가 더욱 위축된다"고 말했다.

설비투자가 2년 연속 감소하는 등 투자 부진이 장기화되면 성장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투자 부진이 지속되면 상품 생산에 투입할 수 있는 '자본'이 줄면서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2004~ 2007년 중 설비투자 증가율이 5~7% 정도인데 그 당시 세계 경기가 호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미 투자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설비 투자가 축소되면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며 "기업의 설비투자를 유도하려면 세금 감면 등으로는 한계가 있고 정부가 녹색산업 등 신성장산업을 제시하고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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