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프랑스에서는 학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성매매에 나섰던 한 프랑스 여대생의 자서전 '나의 값비싼 수업료'가 당시 최악의 주택난과 맞물려 큰 사회적 이슈가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 지난해 독일에서 출간 직후 두 달 만에 15만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퍼킹 베를린'(프로네시스 펴냄)은 이탈리아 출신의 소니아 로시가 베를린에서 겪은 5년간의 성매매 여성 생활 고백서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단 책의 주인공 소니아는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열아홉의 나이에 독일의 대학으로 유학 온 평범한 학생으로 어려운 형편의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립을 결심한다.
하지만 베이비 시터와 맥주집 서빙 등 각종 '평범한'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폴란드 출신의 불법체류자인 남자친구와 함께 살아갈 집세와 공공요금 내기에도 빠듯하기만 하다.
결국 베를린에 머무른 지 1년이 될 때 즈음 인터넷으로 벗은 몸을 보여주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에로틱 마사지숍'의 마사지걸로 '본격적인' 매춘에 뛰어들면서 그녀는 낮에는 대학생, 밤에는 매춘부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난 처음부터 매춘부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유년시절 매춘부가 될 거라고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현재 매춘부이거나 과거 매춘부였던 모든 여성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는 고백처럼 스무 살이 되기 전 매춘과는 아무런 접점도 없었던 그녀였지만 한 번 시작된 매춘 생활은 경제적 빈곤 탈출과 학업 유지를 위해 5년이란 시간 동안 계속됐고 주머니엔 수백 유로의 돈이 쌓였다가 금세 사라지곤 했다.
이제는 성매매에서 벗어나 정보통신회사의 인턴사원으로 일하는 저자는 그러나 자신의 과거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후회하지 않고 담담히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 동정심과 호기심 그리고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내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는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창피하지도 않았다, 이것이 나에게 사회복지제도의 도움 없이 공부를 마칠 수 있었던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이다"
황현숙 옮김. 343쪽. 1만1천원.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