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전 부터 케냐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배경에 소말리아 해적의 불법 자금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케냐 일간지 데일리 네이션은 현지 부동산업계와 국제조사기관들을 인용, 수도인 나이로비를 중심으로 주요 도시의 주택값과 임대료가 최근 몇 년 사이에 2배 이상 오른 이유는 국외 거주 케냐인이 송금한 돈과 인근 소말리아의 불법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나이로비 카렌지역의 경우 3-5년 전엔 대지 1에이커 거래가는 5백만실링(9천만원) 대였으나 지금은 1천5백만 실링(2억 7천만 원) 선이다.
또 킬리마니와 파크랜드 지역 대지는 1에이커에 무려 7천만 실링(12억 5천만 원), 8분의 1 에이커에 5천만 실링(9억 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주택 임대료도 많이 올라 인구 밀집 지역인 이스트레이의 경우 2년 전 월세 1만실링(18만 원)이었던 방 두 개 짜리 빌라형 아파트가 지금은 2만5천실링으로 올랐으며, 나이로비 웨스트 지역 방 세 개 짜리 주택은 2만5천실링에서 3만-3만8천실링으로 뛰었다.
어퍼힐, 라빙턴, 웨스트란드 등 나이로비의 대표적 고급 주택 지역에서는 과거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가격에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크리스털 부동산 중개업체의 티머시 은젱가 씨는 "국외 거주 케냐인들이 국내 부동산 가격을 솟구치게 한 것 같다"며 "이에 따라 주택가가 대부분이던 나이로비의 주요 지역들에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며 상업지구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 네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소말리아 해적들과 마약 밀매업자들이 케냐를 돈세탁 장소로 이용하면서 거액의 자금이 유입돼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전했다.
케냐 제2의 도시이자 소말리아 등과의 왕래가 편한 항구도시인 몸바사에서 그린리브스 부동산을 운영하는 제임스 카타나 사장은 "지난 3년간 소말리아인들이 부동산 가격을 한껏 올려놓았다. 그들에게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카타나 사장은 "소말리아인들은 니알리, 투도르, 올드타운, 키징고 등 몸바사 주요 지역의 부동산을 대거 매입해 아파트와 중저가 호텔을 건설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의 세계 경기 침체가 케냐 부동산 시장을 강타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초부터 국외 거주 케냐인들의 송금이 줄어들면서 이미 불황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로비의 한 은행 간부는 "2003년 음와이 키바키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나서 은행들이 5십만 채의 주택 구매에 융자를 제공했는데 최근 많은 사람이 융자금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이들 주택의 절반은 앞으로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나이로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