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축적한 현실 속, 또는 가상의 장소에 관한 기억은 두뇌 스캔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연구진은 뇌혈류를 측정하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해 '공간기억'과 관련된 피실험자들의 뇌 활동을 추적한 결과 이들이 컴퓨터로 합성한 가상현실 공간 속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맞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놀랍게도 뇌의 자료를 보는 것만으로 그들이 어느 지점에 가 있는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즉 우리는 그들의 공간기억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이는 기억이 규칙적인 패턴으로 저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방향 찾기와 기억 되살리기, 미래의 일 상상하기 등과 관련된 뇌의 해마상융기를 집중적으로 관찰한 결과 이른바 `장소 세포'로 알려진 뉴런이 활성화돼 피실험자들이 돌아다닐 때 그들이 어디에 있는 지를 알려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쥐를 이용한 다른 학자들의 기존 실험에서도 해마상융기를 집중 관찰해 수십개 뉴런의 활동을 측정한 적은 있지만 이 실험에서는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패턴에 아무런 규칙성이 나타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수만개의 뉴런이 관찰됐으며 그 결과 기억이 저장되는 방식에 기능적인 구조, 즉 특정 패턴이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출발, 실제 기억이 뇌세포에 저장되는 방식을 조사하는 많은 추가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공간 기억에서 더 나아가 뇌스캔으로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버전을 보여주는 패턴을 발견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들은 "사람이 기억을 어떻게 저장하는 지 이해하는 것은 해마상융기에서 정보가 처리되는 방식과 알츠하이머 병과 같은 질환으로 기억이 손상되는 방식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연구는 최근 몇년 사이에 점점 기법이 발달되고 있어 한 연구에서는 피실험자들의 두 가지 음료 가운데 어느 것을 좋아하는 지 80%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또한 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실수를 저지르기 최고 30초 전에 뇌가 비정상적인 활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이런 연구가 더욱 확대되면 장차 법의학자들이 fMRI로 다른 사람의 기억과 생각을 모두 조사하는 것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윤리와 관련된 폭발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면서 앞으로 법의학 분야에서 실용화되기까지는 최소한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