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창업신화'로 주목받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철상(41)씨가 첫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나서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 VK 전(前) 대표였던 이씨는 11일 오후 대전지법 403호 법정에서 이 법원 제12형사부(서민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쓰러져가는 회사를 살리려고 노력했을 뿐 개인적으로 회삿돈을 빼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검찰이 불법으로 본 투자행위 등도 회계법인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경영 판단에 따라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씨 변론을 맡은 손차준 변호사는 검찰이 '운동권 표적 수사'를 벌였다고 맹비난했다.
손 변호사는 "국고보조금 유용에서 출발한 수사가 전(前) 정권 정치인 정치자금 유입 수사로 번졌다. 이씨가 운동권 출신 기업인이라는 이유다"라며 "아무런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검찰이 이씨와 관련된 기업을 전방위 수사하는 등 '털어서 먼지 안 나오겠느냐'는 식으로 수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가 1991년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의장 권한대행을 맡아 학생운동을 주도한 핵심 '386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손 변호사는 이어 "이씨는 누구보다도 많은 꿈과 열정을 갖고 기업활동을 했다"며 "검찰의 집요한 수사에도 개인적으로 치부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800억원의 회사연대보증 채무만 지고 있다는 게 확인됐을 뿐"이라고 변론했다.
재판부는 앞으로 증인신문 등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이 사건을 집중 심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매주 수요일 오후 이씨 사건 재판만 진행하기로 했고, 다음 공판은 18일 오후 3시 열리게 됐다.
앞서 이씨는 VK 1차 부도 두 달 전인 2006년 4월 회사 자금사정이 좋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유상증자를 한 뒤 증자대금 90억원을 챙기고 외국에 위장회사를 설립해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배임과 횡령액을 모두 합치면 이씨가 회사에 손실을 끼친 금액이 300억원을 넘는다고 집계했다.
검찰은 이씨가 빼돌린 돈을 대부분 어음결제나 채무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채 돈의 사용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