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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777

대표 중소기업의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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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이라는 업체를 아시나요?

이른바 '쓰리세븐'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누구나 집에 이 회사에서 나온 제품 하나씩은 다 가지고 계실 정도로 우리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이 밀접한 상품을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바로 손톱깎이 제조 업체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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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5년 '대성금속'으로 시작해서 30년 넘게 손톱깎이 판매업체로 승승장구해왔습니다. 수출 비중이 전체 판매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곳곳으로 수출까지 하면서 한 때 세계 손톱깎이 시장을 제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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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리세븐'은 지난 95년엔 '777'상표를 놓고 미국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상표권 분쟁에서 이겼을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었습니다.)

지난 2003년엔 코스닥에도 상장이 됐고, 중국에 현지공장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또, 같은 해에 매출액은 343억이라는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순이익도 34억 흑자를 냈고요. 대한민국의 대표 중소기업이라고 할 만한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잘나가던 기업이 2004년부터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출액도 2004년 240억, 2005년 261억, 2007년 265억, 2007년 238억, 지난해 240억(추정)으로 절정기에 비해 100억은 훌쩍 줄어들었고요. 해마다 20억에서 30억 씩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일까요.

짐작하신대로, 중국산 저가 상품의 공격 때문입니다.

중국산은 진작에 나왔을텐데, 왜 최근 들어서 영향을 받는것이냐 하실텐데요. 처음 나왔을때만 해도 중국산은 싸기만 했지, 품질이 아주 조악했기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중국도 노하우가 생겨서 이제는 어느 정도 품질이 개선돼 찾는 손길이 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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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 때 90%에 달했던 수출비중이 이제는 50%대로 줄어들었습니다. 최근 들어 모든 기업에 불어닥치고 있는 '환율과 원자재값 인상' 여파를 '쓰리세븐'도 그대로 맞고 있다는 것도 한 원인입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철강값이 치솟아 힘든 건 당연한데다, 중국 완제품 공장에 지급해주는 달러까지 엄청나게 뛰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외부에서 몰아치는 강풍도 모자라, 최근엔 매각 위기에까지 처하게 됐습니다.

'쓰리세븐'의 창업주 故 김형규 회장은 지난 2005년 바이오회사인 '크레아젠'을 인수했습니다. 당시 김 회장은 '쓰리세븐'의 주식을 크레아젠과 가족, 임원들에게 증여를 했고요. 그런데, 김 회장이 2008년 1월 초 사망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증여자가 5년 안에 사망하면 증여가 상속으로 간주된다는 상속법에 걸린 것이지요. 결국 증여받은 사람들은 피상속인이 되어 상속세를 내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상속인들은 증여받은 주식을 '중외홀딩스'에 넘기게 됐고, '쓰리세븐'과 '크레아젠'은 '중외홀딩스'의 자회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피상속인들은 "회사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판 것"이라고 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식을 판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 초 모회사인 '중외홀딩스'가 공시를 통해 '쓰리세븐'의 매각을 포함한 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것입니다. 제약회사를 주로 하고 있는 '중외홀딩스'에서는 바이오회사인 '크레아젠'만 갖고 있으면 됐지, 손톱깎이 회사를 굳이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현재 '중외홀딩스'는 실제로 매각 계획을 세우고 있고요. 결국 '쓰리세븐'은 안팎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쓰리세븐이 위기에 놓였다"는 기사는 이쪽저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한 때 최고를 지향했던 업체가 지금은 이리저리 채이는 신세가 됐다"는 내용이 주가 되고 있지요.

이에 대해 '쓰리세븐'의 한 직원은 원망스러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최근 들어 상황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지만, 35년 기업 역사에서 단지 4년 적자를 봤다는 건 대단한 일 아니냐.. 자금이 쪼달리는 것도 아니고, 망한 것도 아닌데, 왜 마치 망한 것처럼 기사를 내느냐... 이런 기사 때문에 바이어와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쳐 정말로 망할 지경이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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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잘 나가던 때의 '쓰리세븐' 공장 모습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계 가동 소리가 끊이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객관적으로 모기업의 처분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처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쓰리세븐'은 아직까지 공장 가동도, 영업 활동도 정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매각이 되더라도 회사 분위기가 술렁이는 건 당연하겠지만, 회사 운영에는 어떤 문제도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입장입니다.

다만 이제 이 '내우외환'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자타공인 대한민국 대표 중소기업인 '쓰리세븐'이 남겨두고 있는 과제입니다.

한 때 우리 고유 상품으로 세계를 휘어잡았던 '쓰리세븐'의 명성이 이 난관을 뚫고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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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경제부 권란 기자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유통업계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200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과 사건팀에서 활약하기도 했던 권 기자는 꼼꼼하고 성실한 취재로 소비자들을 위한 알짜 정보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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