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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새는 '복지예산'…시스템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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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선 가난한 계층을 돕겠다고 목청을 높이는데 아래에선 오히려 저소득층을 등치는 어이없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분을 망각한 21세기 대한민국 공무원 사회의 현주소다.

지난달 서울 양천구청 하위직 공무원이 장애인 보조금 수십억 원을 빼돌린 데 이어 10일 전남 해남군청과 강원 춘천시청 공무원이 저소득층과 노인, 장애인 등에게 가야 할 예산 10억 여원을 빼돌린 사실이 또 적발됐다.

수법도 한결같다. 자신들의 가족 명의로 차명 계좌를 만들어 몇 년에 걸쳐 매달 복지 지원금이 들어오게 할 만큼 간 큰 행태를 보였다.

이처럼 장기간 횡령을 해도 옆에서 근무하는 동료조차 몰랐다는 것은 정부의 행정 시스템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는 얘기다. 감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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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초자치단체라고 크게 다를 리 없다. 지금도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복지 예산이 줄줄 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원인은 한둘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돈을 내려 보내는 중앙 정부와 실제 예산을 집행하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소통'이 되지 않는다. 복지 지원금의 항목은 무수한데 어떻게 배분되는지 감시할 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다. 일은 많은데 담당 공무원의 숫자가 부족하다.

정부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번 달부터 복지 전달 체계를 대수술하는 작업에 착수한 점은 다행이다.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이미 실태 조사를 시작했으며, 올해 내로 대강의 체계 개편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영학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은 이날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정과제 세미나에서 "전달체계 개편은 일선 행정 체계 개편, 통합전산망 구축, 민간복지 전달 체계 개편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며 "올해 중으로 1차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핵심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을 확 뜯어고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지금처럼 연간 수십억 원의 돈을 동사무소 말단 공무원이나 구청 중간 관리자의 양심에만 맡겨놓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스템 개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이번과 같은 횡령 사건이 재발할 수 있는 만큼 개편 완료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급한 사안인 만큼 작업에 속도를 내자는 요구인 셈이다.

지자체를 상대로 국회 청문회를 실시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이날 서울 양천구청과 용산구청 공무원의 횡령 사건을 거론하며 "서울시를 상대로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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