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을 내뿜던 러시아 바이칼스크의 제지공장은 문을 닫았고,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 지역 공장들 중 10%가 조업을 중단했으며, 아마존 열대우림을 위협하던 목장 확장도 주춤해졌다.
하지만, 이는 모두 환경운동가들의 활동 때문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전세계를 뒤덮고 있는 경기침체에 따른 현상들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0일 발표된 16일자 기사에서 전세계적 불황이 환경을 위협하던 산업시설들의 문을 닫게 만드는 등 지금까지 그 어떤 환경운동가도 해내지 못했던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러시아, 중국, 브라질의 사례를 들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냉전기간 세계 최대의 담수호인 바이칼호 옆에 건설된 바이칼스크의 제지공장들은 각종 오염물질을 배출해 1964년부터 환경운동가들의 '표적'이 돼 왔다.
그런데 경기 침체로 지난해부터 문을 닫는 공장들이 많아졌고 이제 바이칼스크는 공업단지가 아닌 스키 등을 즐길 수 있는 휴양지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바이칼스크에서 공장 폐쇄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2천300명 정도지만,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바이칼스크를 찾은 관광객 수는 7천명으로 전년 동월의 1천명에 비해 7배로 급증했다.
중국 둥관에서 지난해 대기 오염이 위험 수준에 달했던 날은 2007년에 비해 65일이 줄어들었고,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관측된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는 한해 전에 비해 70% 감소했다.
이는 각각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와, 최근 1년간 51% 급락한 쇠고기 가격이 가장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
또 인도의 델리 인근 지역에서 지난해 10월의 이산화황 오염 수준은 한해 전에 비해 85% 급감했고, 올해 유럽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작년보다 1억t 감소할 전망이다.
환경운동가들은 지난 20년간 환경 기준이 느슨한 곳으로 생산 시설들을 옮기는 현상이 나타나며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파괴가 가속화됐다고 주장하며 이번 경기침체를 계기로 청정 산업을 일반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공장 경영자들은 현 상황에서 지출의 우선 순위를 오염물질 저감이나 신재생에너지 활용보다 일자리 보존에 둬야 한다며 각국 정부를 상대로 환경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생존이 가능하다고 로비를 벌이고 있다.
뉴스위크는 그러나 중국의 경기부양 예산 4조위안(약 900조원) 중 일부가 '녹색 경제' 진흥에 쓰일 것으로 보이고 중국 환경보호부가 최근 지나친 에너지 사용 또는 오염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11건의 개발 계획에 제동을 건 점 등을 지목하며 '녹색 불황'으로 얻어진 시간이 지구 환경을 개선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