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앞면에는 신사임당 초상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흔히 알고있던 신사임당 표준영정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다소 젊고, 생기있고, 온화해졌다고 할까요?
5만원권에 들어가는 신사임당 초상을 그린 화가는 일랑 이종상 화백입니다.
또, 강릉 오죽헌에 있는 신사임당 표준영정을 그린 사람은 이 화백의 스승인 김은호 화백입니다.
5만원권에 들어가는 신사임당 초상 (조금 찌그러졌습니다^^;)
표준영정은 좌우대칭형 정면 얼굴을 그려놓았지만, 지폐 속 신사임당 초상은 귀가 하나만 보입니다.
(지갑 속을 확인해보시면, 다른 지폐들도 마찬가지랍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바로 위조를 어렵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화폐에 들어가는 그림은 무엇보다 좌우대칭이 되는 디자인이나 얼굴을 될 수 있으면 피해준다 합니다.
또 인물은 지폐 정면에 그리지 않는 게 일반적입니다.
(반으로 접으면 얼굴이 손상되기 쉬우니까요.)
표준영정을 그렸던 김 화백은, 생전에 신사임당 영정에 대해서 '입술연지가 빛에 바래서 핏기가 없고, 혈색이 안 좋다', '내가 건강하면 가서 영정의 눈동자하고 옷주름의 음영법, 입술연지 등을 보완해야 되는데 그럴 틈이 없다' 고 말했다 합니다.
이 화백은 이번에 지폐에 신사임당 초상을 그리면서 스승의 소원을 풀어드린 것 같다며 살아계셨으면 너무 흡족해 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5천원권에 들어가는 율곡 이 이 초상도 이 화백이 그린 것입니다.
현존하는 화폐 2종류에, 그것도 모자(母子)를 모두 그리는 진기록을 세운 셈입니다.
평창동 작업실에서 이 화백을 만난 첫 느낌은 매우 활동적이고 열정적이라는 것.
그리고 지폐 초상을 두 점이나 그린 데 대해서 자부심이 많았습니다.
신사임당이 고액권의 주인공으로 적절하냐, 를 놓고 한때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주부로서 남편 내조하고 아이들 잘 키우고, 살림 잘 하고, 하는 여성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인으로 고액권에 인쇄하는 게 말이 되냐는 주장이 나왔었죠.
하지만 이종상 화백은 신사임당이 당대의 '신여성' 이었다며 단순히 주부, 가 아닌 '훌륭한 예술가'로 봐야 한다고 강조 또 강조했습니다.
자기가 초상을 그려넣은 지폐를 쓰는 화가의 마음은 어떨까요?
이 화백은 거스름돈 받을때도 구겨진 돈을 준다든지 하면 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잘 펴서 (손바닥 사이에 끼워 펴는 시늉을 하면서) 지갑에 넣는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지 모르지만 한 나라의 재산인 화폐를 함부로 구기거나 낙서하는 일을 해선 안 된다는 거죠.
또 화폐에 그림을 그린 사람으로서, 화폐의 권위가 손상받지 않도록 매사, 특히 금전적인 것에 조심하게 된다고 합니다.
[편집자주] 남정민 기자는 일요일 아침의 <선데이뉴스 플러스>에서 '남정민 기자의 소비자 리포트'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백화점과 할인점을 누비며 만나는 알짜 생활정보들과 소비자들이 꼭 조심해야할 함정을 여기자 특유의 꼼꼼한 시각으로 전해줍니다. 2002년 SBS 공채로 입사한 남기자는 해맑은 감성과 외모로 개인 블로그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