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과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판되고 있는 영유아 이유식의 '방사선조사 처리' 여부를 공동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4종에서 '방사선조사' 처리된 원료가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해당 제품은 전량 판매중지는 물론, 회수조치를 하도록 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식약청은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못박았지만, 일단 아이가 먹는 음식인데, '방사선'이라는 무서운 단어가 들어가 있으니 아무래도 기분이 찜찜합니다.
@ 도대체 '방사선조사 처리'라는 건 어떤걸까요?
먹을거리에 방사선을 사용하는 이유는 '보존성'을 높이고, '살충, 살균'을 위해서입니다.
식품에 쪼이는 방사선은 80% 정도가 γ선입니다. 이 방사선은 투과력이 강하고, 식품을 통과하면서 열에너지로 사라지기 때문에 잔류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네요.
우리가 '방사선' 하면 떠올리는 '방사능 오염'과는 확실히 다른 것이라는거죠. 86년 구소련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새어나온 방사능 물질에 식품이 오염됐던 것이 '방사능 오염물질'인 것입니다.
@ 그렇다면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일단 인체에 유해한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유전자 조작 식품'처럼 인체 유해성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일정 조사량만 넘지 않으면, 방사선조사 처리는 안전하다는 입장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87년 이후 5차례에 걸쳐 26개 식품 품목군에 대해 방사선 처리를 허가하고 있습니다.
단, 성장기 영유아식의 경우, 원료에 방사선조사를 금지한다고 식품위생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도 영유아식 완제품과 원료 모두 방사선 조사를 금지하고 있고요.
@ 어떤 제품에서 '방사선조사' 원료가 나왔을까요?
현재 시판되고 있는 파스퇴르의 누셍앙주맘2, 일동후디스의 하이키드, 남양유업의 키플러스, 매일유업의 3년정성 유기농맘마밀에서 검출됐는데요. (일동후디스와 남양유업은 해당 제품이 영유아식이 아니라 아동 영양간식이기 때문에 방사선조사 처리를 해도 무방한 제품이라고 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분유 완제품은 살균처리를 거치지만, 이유식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장이 어느 정도 발달한 월령의 아이들이 분유 다음, 밥 먹기 전에 먹는 중간 단계 음식이기 때문이죠. 제조과정도 집에서 어머니들이 만들어 먹이는 이유식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균을 거친 원료를 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방사선조사 처리가 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물론 원료를 들여오는 업체들이 원산지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확실하게 확인하지 못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겠죠. 실제로 업체들은 서류상으로만 확인할 뿐, 현장 검사나 조사는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또, 업체들은 원료와 완제품에 대해서 방사선조사 검지 작업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검지 작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건 아닐까요?
방사선조사 처리 검지 장비는 5종류 정도 있다고 합니다. 업체들은 PSL이라는 장비를 사용해 검사를 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식약청은 TL이라는 장비를 사용했고, 이 장비가 PSL보다 좀 더 정밀해서 미량의 방사선조사 처리 여부도 감지해냈다는 것입니다. 이제서야 부랴부랴 TL이라는 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라네요. 새로 장비를 구입할 때까지는 TL이 있는 외부 업체에 검지를 위탁하겠다고 합니다.
일단 업체들은 시중에 나가있는 해당제품을 모두 회수하고 있고요. 파스퇴르의 경우엔 이미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환불도 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 먹을거리를 만드는 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안전성'과 '신뢰' 아닐까 싶은데요. 인체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만, 멜라민 분유와 과자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먹는 음식만큼은 마음 푹 놓고 먹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