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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전속 사진사가 담아낸 별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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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자 워싱턴포스트에는 색다른 사진 한장이 실렸다.

미국의 최고권력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양복 정장차림으로 짐 더글러스 버몬트 주지사와 함께 3인용 소파를 옮기는 장면이다.

허드렛일을 하는 직원들이 수백명이나 있을 법한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무거운 소파를 옮기는 모습은 낯선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담 사진사인 피트 소우사(54)는 일반인들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오바마 대통령의 일상생활 모습이나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는 백악관의 순간순간을 포착,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하고 있다.

소파를 옮기는 오바마의 모습도 소우사가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아낸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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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식 축하 연회가 열리는 호텔의 화물 엘리베이터 안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 미셸에게 다가가 다정히 이마를 맞대고 미소짓는 순간, 옆에 서 있던 직원들이 시선을 어디로 둘지 몰라 어색한 표정을 짓는 장면도 워싱턴포스트에 실렸다.

이달초 열린 미 프로풋볼리그의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 경기를 관람하면서 승부가 판가름나는 결정적인 순간, 오바마가 팔을 치켜들고 환호하는 모습과 그의 뒤에서 놀라움과 경탄, 아쉬움이 교차하는 백악관 직원들의 표정을 담은 사진도 소우사의 작품이다.

소우사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의 전속사진사로 활동했다. 이후 시카고트리뷴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다 2004년 초선 연방상원의원이던 오바마를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으로 인연을 맺어 다시 전속 사진사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그는 오바마와 거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면서 오바마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카메라에 담는다.

'캐논 5D MarkII' 디지털 카메라를 기본 장비로 쓰는 소우사가 하루에 찍어대는 사진은 몇장쯤 될까?

500장 정도면 그날은 매우 한가한 날이다. 보통은 1천-1천500장이 훌쩍 넘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다른 국가의 정상과 전화통화하는 장면은 모두 카메라에 담는다.

혹시라도 훗날 역사에 길이 남을 결정적인 전화통화일지도 모르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소우사는 오바마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순간순간을 포착한다. 피사체의 앵글이나 빛의 노출은 부차적인 문제다. 광각렌즈나 망원렌즈 등을 바꿔 가며 최적의 초점거리를 맞추는 것도 사치에 가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게 제일 중요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백악관 집무실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 최초의 인물은 제임스 포크 로 전해진다. 일설에는 윌리엄 헨리 해리슨이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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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속 사진사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60년대 존 F. 케네디부터다.

백악관의 전속 사진사가 촬영한 대표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는 케네디가 암살당한 날 대통령 전용기의 비좁은 공간에서 린든 존슨 부통령이 피묻은 원피스 차림의 재클린 케네디 여사를 옆에 두고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는 사진이다.

역사가들은 바로 이 한장의 사진이 대통령의 피격으로 충격에 휩싸인 국민에게 정부의 연속성에 대한 안도감과 확신을 전해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백악관에 전속 사진사를 둬야할 필요가 있는지에 관한 논란은 이 사진 한장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백악관 전속 사진사는 포토저널리스트가 아니며, 대통령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다. 백악관의 공보실은 전속 사진사가 찍은 이미지 가운데 어떤 것을 대중에게 알릴 것인지 선별하고 가장 보기 좋은 장면을 언론에 배포하곤 한다.

그러나 전속 사진사가 촬영한 모든 사진은 하나도 빠짐없이 정부기록물보관소와 대통령 도서관에 보내진다.

소우사는 오바마로부터 백악관 전속으로 일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대통령의 역사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작업에 초점을 맞춰 일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으며 오바마가 이를 수락, 백악관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는 모든 사진기자들이 오벌오피스에서 퇴실 요청을 받은 후에도 혼자 남아 사진을 찍는다.

그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선서 때 선서문을 잘못 읽어 다음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임선서를 다시 했을 때 현장을 커버한 유일한 사진사였다.

소우사는 또 오바마의 취임후 첫날 오벌오피스 집무 광경을 사진에 담은 유일한 사람이다. 당시 사진기자들을 위한 포토 세션이 허락되던 관례를 깨고 전속 사진사만 현장을 커버하도록 하자, AP 등 3대 주요 통신사들은 항의의 표시로 소우사가 찍은 사진의 취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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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대통령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특권을 누리다보니 역사적 순간을 혼자 목격하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소우사는 사진에 온 신경을 집중하다보면 피사체인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로 그 혼자만 대통령의 내밀한 대화를 듣는 때도 없지 않다고 술회했다.

1986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미국-소련 정상회담을 커버하던 소우사는 당시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서기장이 "내가 달리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소"라고 하자 레이건이 "귀하는 그저 '예스'라고 하면 되잖아요"라고 답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들의 대화를 들은 유일한 사람인 소우사는 대통령 보좌관인 팻 뷰캐넌에게 자신이 들은 것을 전하자 뷰캐넌은 이를 그대로 받아적도록 하고 래리 스피크스 대변인을 통해 이 대화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바로 다음날부터 소우사가 찍은 레이건의 모습은 평소의 활짝 웃던 모습과 달리 입을 꽉 다물고 화난 표정으로 돌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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