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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아끼는 김형오 의장, '직권상정' 결단 임박?

의장실 "직권상정 가능성 열어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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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국회의장이 입을 닫았다.

김 의장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문방위 미디어법 상정 강행을 시작으로 본격화하고 있는 여권의 쟁점법안 직권상정 압박과 관련,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번 임시국회 내 직권상정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정리한 다음에 이야기하겠다"면서 "어제 한 발언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만 말했다.

지난 연말 쟁점법안 대치 과정에서 끝내 직권상정을 거부했던 김 의장에게 다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이번엔 모종의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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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로부터 두달이라는 시간이 흐른데다, 야당에서 상임위 논의 자체를 지연시키는 상황이 이어진 만큼 무작정 민주적 논의절차를 강조하며 여당의 요구를 묵살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이유에서다.

홍준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권 중진 및 청와대측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김 의장을 찾아와 직권상정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또 다시 친정의 요구를 묵살했다간 향후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도 현실적 부담이다.

실제 김 의장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담 제안 성명에서 "현재처럼 대화와 타협없이 이번 임시국회가 본회의를 맞을 경우 국회의장으로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임시국회마저 국민의 기대를 외면한 채 정쟁과 대치로 마감하는 일을 결코 방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되도록 의장에게 부여된 모든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측근들은 "사실상 직권상정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이 누차 강조한 대로 국회법 절차에 따라 상임위 충분한 논의를 거쳐 법안이 처리돼야 하지만, 야당의 거부로 정상적 절차가 진행되기 어려울 경우 여론 등을 감안해 일부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직권상정은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전날 상임위 상정을 강행, '상임위 상정조차 하지 않은 법'이라는 딱지를 뗀 미디어법의 경우 여야 대화를 거듭 촉구하며 처리를 보류할 전망이 높다.

직권상정을 감행한다면 27일과 내달 2일 등 남아있는 두 번의 본회의중, 현실적으로 내달 2일이 결행 시기로 유력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의장이 직권상정을 한다면 현재로서는 경제관련법에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나라당은 미디어법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장이 아직까지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의장측은 "어제 입장을 밝힌대로 직권상정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여야 대화를 촉구하는 입장"이라며 "미디어법은 충분한 토론을 전제로 의사일정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인데, 민주당의 문방위 점거로 토론조차 막히는 상황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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