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듭니다. 특히 남으면 버리는 음식물들에 대한 신경이 여간 쓰이는게 아니죠. 그러다보니 당연히 구매 패턴도 변하게 됩니다. 여기에 마트들의 움직임도 변할 수 밖에 없겠죠.
광주 이마트에 가면 '싱글 존'이란게 있습니다. 원래 집에서 식사를 잘 하지 않는 싱글족이나 맞벌이 부부을 타겟으로 한 매장입니다. '미니 상품'들을 파는 곳인데요. 미니케찹, 미니참기름, 미니옥수수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싱글 존 매장의 매출이 40%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일반 가정에서도 즐겨 찾게 됐다는 거죠. 이젠 경기 도농점과 여의도점 등 서울에서도 이런 싱글 존, 또는 미니미니 존이란 이름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상품이 있는지 볼까요.
- 미니 대파 :
1단에 600g하는 기존 대파를 절반으로 줄여 300g 정도로 소포장한 제품. 출시 초기엔 대파내 구성비가 10% 미만이었지만 최근 20% 넘어섬.
- 미니 과일팩 :
기존 상품은 한봉에 사과 6~8개, 미니 팩은 사과 3입 정도로 한번에 먹을 분량. 포도 한송이 팩, 사과/참외 팩, 참외/파파야 팩 등 인기
- 미니 회 :
일반 회는 3인 기준에 250g 정도, 미니 회는 6~7조각, 70g 정도로 한 사람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분량. 업체들도 상품을 소형화 하고 있습니다.
- 미니 두부 :
420g 하는 일반 판두부를 절반보다 작은 180g 미니 두부로 출시. 월 매출 기준 200% 신장
- 미니 햇반 :
최근 CJ 가 출시한 '작은 두공기 햇반'은 130g*2개. 할인점 기준 1,750원인데요, 개당 단가가 800원이 안 됨. 기존 210g은 1,280원. 식사량 조절이 편리해 지난해 초 월평균 1억 4천만 원 매출인데 비해 올해는 같은 기간 1억 8천만 원 매출 기록, 30% 성장
이 밖에도 많은 상품들이 소포장으로 팔려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대형 마트는 원래 묶음 판매가 대용량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얇아진 소비자 지갑 탓에 어쩔 수 없이 마케팅 전략을 바꿔가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겠죠.
[박정현 LG 경제연구소 연구원 : 불황기엔 소비자들이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갖게 됩니다. 가격대비 가치와 품질을 중요시 한다는 겁니다. 과거엔 풍족하게 써왔다고 해도 불황엔 한정된 지갑 때문에 패턴이 바뀝니다. 지금은 조금은 아껴서 필요로 하는 물건만 사는 패턴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