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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 반장] 잘 먹는 놈이 일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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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정반장, 정준형 기자입니다.

여기저기서 어렵다는 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제가 몸을 담고있는 방송업계 역시 최근 기업들의 광고가 크게 줄어들면서 점차 어려움이 커지고 있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오늘은 가볍게 읽고 넘어갈 글을 올리겠습니다.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지요?

 "잘 먹는 놈이 일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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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94년 방송사 기자생활을 시작한 이래 몇차례 윗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옛날 주니어 기자때는 선배들 앞에서 잘 보이려고, 부회식때가 되면 배가 터질듯한데도, 꾸역꾸역 음식을 처넣기도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열심히 일하고 나면 당연히 시장기가 생길 것이고 밥도 많이, 맛있게 먹게되지 않겠습니까?(물론, 이 역시 아날로그적 관점인지 모르겠습니다.)

국회에 출입하다보니 가끔 정치인들과 밥을 함께 먹을 기회가 생깁니다. 정치인들이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크게 세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 식성이 좋아서 눈치보지 않고 잘먹는 사람

둘째, 식성은 좋은데 점잖게 눈치를 보느라 음식을 자제하는 사람.

셋째, 식성이 좋지않아 원래 많이 안먹는 사람

그동안 경험으로보면, 두번째 집단에 속하는 정치인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일부러 식사를 천천히 해가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하는 분들입니다.

국회의원으로 품위를 지키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겠지요. 그러다보니 이 분들의 경우 식사 자리가 끝날무렵 급하게 남은 음식들을 먹거나, 아니면 자기 양껏 음식을 먹지못하고 자리를 파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특히 이런 분들의 경우 맛있는 반찬이 멀리 떨어져있을 때면, 눈짓만 몇번하다가 젓가락을 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번째 집단, 그러니까 식성이 좋아서 옆에 사람 눈치안보고 밥을 잘 먹는 정치인들도 가끔 만납니다. 기자들이 정치인들과 밥을 먹는 것은, 밥을 먹기위해서라기보다는 친분도 쌓고 밥자리에서 나오는 중요한 말을 한마디라도 더 들어볼까 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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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분들은 말을 하면서도 일단 자기가 먹을 양은 다 먹어놓고 말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멀리 떨어진 맛있는 반찬이 보이면, 이야기를 하다가도 손을 쭉 뻗어 기어코 맛있는 반찬을 가져다 먹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지난해 2월부터 다시 정치부에 와서 취재를 하다 만난 야당 정치인들 가운데 첫번째 집단, 식성이 좋아서 눈치안보고 잘 먹는 정치인을 고르라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꼽고 싶습니다.

얼마전 민주당을 출입하는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정세균 대표와 점심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서로 악수를 하고 자리에 앉고 난 뒤, 잠시 몇마디 인사가 오가자 정 대표가 곧바로 "드시자"며, 음식으로 젓가락을 가져가더군요. 그리고는 중간중간 말을 하면서도, 맛있는 반찬이 보이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있어도 여지없이 젓가락으로 가져다 먹었습니다.

손학규 전 대표와는 지난해 여름에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식사를 함께 한 적이 있었는데, 역시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드시더군요. 기자들이 질문을 할때도 "알았어요"하면서 목표로 삼은 음식을 일단 다 먹은 뒤에 답변을 했습니다. 반찬도 한 젓가락식 가져다가 눈치보지않고 맛있게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정치인들 가운데 대식가로 가장 유명한 분은 아마도 김대중 전 대통령일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식탐이 있다는 말도 들릴 정도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식사를 했던 선배 기자한분이 전해준 이야기를 잠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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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인 90년대 중반, 이 선배 기자가 김 전 대통령과 식사를 함께 했답니다. 주로 김 전 대통령이 말을 많이하고 기자들이 듣는 자리였답니다.

그런데 기자들은 주로 음식을 먹으면서 말을 듣게 됩니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맛있는 음식들을 기자들이 대부분 먹게 된 것입니다.

대식가로 소문난 김 전 대통령이 어떻게 했을까요? 스타일을 구겨서도 안됐을테구요. 바로 이렇게 했답니다!

눈은 기자들을 보고 계속 말을 하면서, 기자들의 시선을 자신의 얼굴에 집중하게 한 뒤,한쪽 손으로 슬며시 맛있는 음식이 담긴 접시에서 음식을 집어다가 자신의 앞접시에 놓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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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이 눈치못채도록 말을 더 한 뒤에, 음식을 급하게 집어드셨다고 하네요. 또 이런 행동을 반복해가면서 다른 음식들도 슬쩍슬쩍 가져다 먹었다고 합니다.(머리속으로 장면들을 상상해보시길..)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제 경우는 첫번째 집단에 속한답니다. 음식은 언제 어디서건 맛있게, 또 많이 먹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1987년 서울로 유학와서 2000년 결혼할 때까지 혼자 살면서 생긴 생존본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무튼 가리지않고 잘 먹는 편입니다. 이 대목에서 제게 이렇게 묻고 싶지 않으십니까?

"이봐! 당신 일 잘한다는 말 하려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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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90년대 SBS 사회부의 민완기자였던 정준형 기자는 법조팀과 경제부 등을 거쳐, 사회부 사건팀을 이끄는 시경 캡을 역임한 뒤 지금은 정치부 야당팀의 현장반장으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때론 거칠면서도 정이 듬뿍 넘치는 인간미가 담긴 뜨끈뜨끈한 기사들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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