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가 양쪽에서 잡아 끌듯이 요즘 휘청거리고 있는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심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 역시 기사를 쓸 때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혼란은 경제상황과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결정 변수가 주로 외국에 있기 때문인데요.
'3월 위기설'에 대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위기설의 요체가 일본 채권 문제인 듯 상당 기간 시장에서 회자돼 왔고 이에 대해 정부는 여러 차례 금액이 대수롭지 않아 별 문제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요즘 시장의 흔들림은 간단치 않습니다. 일본 채권 문제가 아닌 동유럽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금융센터가 판단하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의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해봤습니다.
1. 러시아 :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고 대외채무의 상환 부담으로 인해 디폴트 가능성을 예의 주시해야 함
2. 헝가리 : 1월 IMF로부터 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상황 악화와 대외채무 증가 등으로 취약성이 증대
3. 폴란드 : 타 동유럽 국가에 비해 상황 양호. 전체적인 경기 악화는 피할 수 없어 안심하기는 어려움
4. 체코 : 디폴트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향후 경상수지 악화와 재정적자 문제 등이 심화될 경우 어려움 예상
5. 루마니아 : 성장률 둔화 우려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 악화로 대외 지불 능력 떨어지면 구제금융 지원해야 하는 상황
어느 한 나라 편한 곳이 없는 만큼 이런 동유럽의 불안은 서유럽 금융기관들의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동유럽에 많은 채권을 갖고 있는 서유럽 금융기관들이 동유럽에서 생길 부실을 우려해 대신 우리 나라에서 채권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액 850억 달러 가운데 1/4 정도가 서유럽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것이어서 문제인데요. 금융당국은 곧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그렇게 많지 않은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확'하고 채권회수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면밀한 점검과 사전 대비가 중요합니다.
[편집자주] SBS 보도국의 '마당발' 강선우 기자는 1994년 공채로 입사한 이후 주로 경제분야 취재 현장에서 발군의 취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폭넓은 인맥과 '두주불사'의 넉넉함으로 선.후배 동료들에게 인기가 많은 강 기자는 현재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을 출입하며 금융팀 1진 기자로 활약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