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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합병하면 새로운 공룡이 탄생한다"

합병 막기 위해 분주한 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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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띤 토론이 예정된 시간을 넘겨가며 벌어졌습니다.

그 사이 잠깐 SKT쪽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대체 합병을 반대하는 SKT의 논리가 뭔지, 합병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물어봤는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SKT 입장입니다.)

- KT-KTF 합병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앞으로 모든 생활기반이 IP 기반으로 간다. 현재 유선시장의 90%를 KT가 장악하고 있다. 합병하게 되면 '유선독점+무선확대' 속에 새로운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대규모 물량 공세를 펼 것이다. 우린 그걸 못 따라간다.

- SKT도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통신)와 함께 하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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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밴드의 유선 설비가 열악하다. KT 규모만큼 깔려면 최소 40조 원에서 60조 원이 든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LGT도 마찬가지 아닌가?

LGT는 상대적으로 느긋할거다. 자회사인 LG파워콤와 데이콤 등이 협력하면 할만할 거다. 특히 파워콤은 한국전력의 2대 주주로서 전신주 사용이 마음놓고 가능하다. 이동통신도 기지국과 기지국 연결은 유선이 해야 하는데 LG 입장에선 문제가 그리 크지 않다.

- SKT도 KT 유선설비나 한전의 전신주를 이용하면 되지 않나?

지금처럼 KT와 KTF가 분리돼 있으면, 약간 차별은 받겠지만 해볼만하다. 그런데 합병하면 자기네들 유선설비를 못쓰게 하지 않겠나. 그래서 '필수 설비'에 대해 조직 분리내지 독립법인화 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다.

한전 유선망은 이미 포화상태다. 전신주 윗쪽에 전력선 6가닥, 아랫쪽에 통신선 6가닥을 달 수 있는데, 이미 다 차 있어서 새로운 광통신망을 깔지 못한다. 전선을 더 올렸다가 전신주가 휘어진 적도 있다.

게다가 한전 시설 이용료는 KT 시설 이용료보다 2배나 비싸다. 현재도 SKT 이동전화는  KT 접속료로 분당 39원씩을 지불한다. 1년이면 수천억원인데, 이런 비용을 아껴서 아예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늘리는게 훨씬 낫지 않겠나.

- 대안은?

아까도 말했지만, 1차로는 합병불가, 2차로는 필수설비 독립법인화다. 영국 브리티시 텔레콤의 사례가 필수설비 독립으로 윈-윈하는 경우다.

- 그런데 KT가 합병하면 이동 통신료가 싸질텐데, 소비자에겐 그게 도움이 되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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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단기적으로 싸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경쟁자들이 떨어져 나가면 합병 KT는 '공룡'이 될거고 독과점 형태가 될거다. 그러면 나중에 결국 소비자만 당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그걸 막는 것이 공정거래 위원회의 일 아닌가.

-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KT 합병에 긍정적인 것 같다. SKT가 그동안 비싼 요금 등으로 밉상이 된 것 아닌가?

사실상 SKT가 신세기 통신을 합병해 공룡이 된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시장 점유율 50%를 훌쩍 넘어버리니까 갖가지 규제가 들어왔다. 일정 시장 점유율을 넘으면 장사를 못하게 하겠다는게 당시 정통부 방침이었다. 그래서 가입을 받지 못하게 한 적도 있고, 단말기 판매도 안한 적이 있었다. 번호 이동도 타사보다 1년 늦게 하도록 했고, 가입자도 늘리지 못하게 했다. 사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말도 안되는 규제를 받았다.

현재 요금이 타사보다 비싸다고 하는데, 우리도 내리고 싶다. 하지만 SKT의 요금을 다른 이통사보다 높게 유지하라고 하는 것 또한 정부 규제다. 우리 마음대로 내리지 못한다.

- 그럼 KT도 합병하게 되면 그 정도의 규제가 따라오지 않겠나. 이통 시장에서 점유율을 제한한다거나... 금액을 타사보다 높게 한다거나...

그렇게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거고, 그 사이 우리같은 경쟁업체들은 두손두발 다 들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민영기업인 우리가 2등 되길 기다리면서 때되면 구제책 나올 것이라고, 그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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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위의 얘기는 특정기업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들어보니 나름대로 설득력은 있었습니다. SKT가 회사 입장을 알리기 위해 이쪽 저쪽 뛰어다니는 반면 KT쪽은 아예 기사로 처리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냥 추세대로 놔두면 모든게 고맙다는 분위기죠.

공정위에서 판단을 하겠지만 뭐라뭐라 해도 그 판단의 기준은 과연 국민에게 어떤 게 실익을 줄 것인가 입니다. 일방적인 입장에 설득당해서 판단을 내리면 절대 안되겠죠. 공정위는 기업을 감시하고 국민은 공정위를 감시한다는 것, 명심해야겠습니다.

참고로 먼저 글에 다음주 공정위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고했는데, 오늘 다시 확인해보니, 다음주 위원회 안건엔 올라와 있지 않더군요. 해당 부서에서 간이심사를 하진 않을 것 같고, 그 다음주 전원회의(이 경우 합병에 조건이 붙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SKT가 바라는바죠.)나 소위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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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금요일쯤, 다시 소식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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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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