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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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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석의 영화이야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감독: 데이비드 핀처, 주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15세 관람가)

앞서 소개해드린바 있는 [다우트]와 마찬가지로 '아카데미상' 스러운 영화입니다. 이 말은 때로는 고리타분하다거나 하는 등의 안좋은 뜻을 품을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연기와 꼼꼼한 만듦새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고품격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대한 게츠비'로 널리 알려진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 늙게 태어나서 점점 젊어진다는 기본 설정만 가져오고 많은 부분에 추가와 변화를 주었다고 합니다.

1920년대 미국 뉴올리언스에 주인공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은 보통 아기달과 달리 80세의 외모를 가진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이에 경악한 아버지는 벤자민을 몰래 내다 버리고 벤자민은 양로원을 운영하는 흑인 양어머니 밑에서 자라납니다. 실제 노인들과 늙게 태어난 벤자민이 유년시절을 보내며 동거하는 양로원이라는 공간이 흥미롭습니다.

양어머니와 양로원의 노인들은 벤자민을 평범한 아이처럼 대하고 여기서 벤자민은 운명의 여인 데이지(케이트 블란쳇)를 만나게 됩니다. 벤자민은 어느 정도 성장하며 술도 맛보고 여자도 경험하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선원이 되어 바다를 떠돌며 낯선 이국땅에서 생활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한창 나이에 무용수로 활약하는 데이지와 다시 만나 짧지만 강한 사랑을 나눕니다. 하지만 점점 나이 들어가는 데이지와 갈수록 젊어지는 자신이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 벤자민은 결국 데이지 곁을 떠나게 됩니다.

주인공의 삶을 통해 태어나서 성장하고 사랑하다가 늙어 죽는다는 만고불변의 법칙을 살짝 거꾸로 한 설정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물음표를 던집니다. 특수한 입장의 벤자민이 만나는 평범하거나 특이한 또는 특별한 사람들을 통해 자아를 형성해가며 평범함을 굽어보는 과정을 잔잔하지만 유장하게 그립니다. 중년이 된 데이지와 F4 버금가는 꽃미남으로 어려진 벤자민이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더군요. 그 뒤 벤자민의 고통스런 선택과 마지막 이별 장면은 많은 관객들을 울리는 보편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별과 망각이 결국 동전의 앞뒷면이라는 인생의 진리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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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그래픽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해 브레드 피트가 점점 젊어지는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특히 10대 꽃미남 부분에서는 그의 초기작 [델마와 루이스]에서 껄렁거리던 청년 모습 때와 흡사하더군요. 무용을 배우는 10대 때의 케이트 블란쳇 모습도 못 알아볼 정도였습니다.

데이비드 핀처와 브래드 피트가 [세븐], [파이트 클럽] 이후 세 번째 만나 함께한 이 영화는 아카데미 13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습니다. 2시간 40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이 별로 지루하지 않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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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영화를 보는 편안한 시선'  남상석 기자는 2002년부터 영화계를 출입해 온 베테랑 문화 담당 기자입니다.  1993년  공채로 입사해 사회부와 정치부 등을 거쳐 오랜 기간 보도국 문화부에서 내공있는 필력을 과시해 왔습니다. 영화와 영화인들을 좋아하며  '평론가처럼 어렵지 않은.. 관객의 한사람 같은 친근한 눈높이의 영화평'으로 개인 블로그도 큰 반향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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